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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반도 문제 악순환 방지 시급"…미·중 대북특사 접촉 동의

중앙일보

입력

지난 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60회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60회 뮌헨안보회의에서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7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한반도 문제의 악순환 방지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선 미·중 대북 특사의 접촉을 유지하는 데도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핵·미사일 능력을 높이며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 문제를 놓고 미·중이 협력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왕 부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은 글로벌 핫이슈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역량이 되길 원한다”며 중국의 관여 사안으로 중동, 우크라이나에 이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중국)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꾸준히 추진했다”며 “당장 급한 일은 악순환을 방지하고, 당사자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해결해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되찾도록 추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같은 회의에 참석해 연설했을 당시 한반도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달 26~27일 태국 방콕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왕 부장의 회담 후에도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발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에 당시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다음 단계는 미국 대북 특사와 평양에 다녀온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사이의 통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 독일 뮌헨에서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지난 16일 열린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선 진전이 있었다. 미 국무부는 회담 직후 “양측은 중동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각각 고위 관리가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도 "양측이 한반도 사무 특사의 접촉을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인민일보 18일 보도)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미국과 달리 중동 특사 간 접촉에 동의한 사실은 뺀 채 대북 특사의 만남에 합의한 사실만 공개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번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도 논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번 회담에서 왕 부장이 '60% 관세 부과'를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염두에 둔 듯 미국의 대중국 제재 해제를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왕 부장은 “‘디리스킹(de-risking·위험완화)’을 내세운 ‘탈중국’, ‘작은 운동장과 높은 펜스’를 만들겠다는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끝내 미국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발언을 인용해 “나쁜 일은 적어도 하지 말고, 좋은 일은 적어도 하지 않아서는 안된다(勿以惡小而爲之 勿以善小而不爲)”라고도 말했다. 이는 최근 중국인 미국 유학생이 입국 과정에서 스파이 혐의로 비자가 취소당하는 사례의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이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신식민주의 공동 저지 국제 정당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중앙대외연락부 홈페이지 캡처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이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신식민주의 공동 저지 국제 정당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중앙대외연락부 홈페이지 캡처

외교부장설 류젠차오는 모스크바로

한편 차기 외교부장 임명설이 나오는 류젠차오(劉建超)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장은 지난 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신(新)식민주의 공동 저지 국제 정당 포럼’에 참석해 러시아 측을 적극 옹호했다. 이번 포럼엔 류 부장을 포함해 김수길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겸 평양시 책임 서기 등 50여 개국 60여개 정당 대표들이 참석했다.

류 부장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시종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호흡과 운명을 함께한다”며 “모든 형식과 표현의 식민주의에 반대하며 국제질서가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나라가 강해지면 반드시 패권을 추구하는 왜곡된 길을 가지 않을 것이며 중국식 현대화는 세계 각국의 현대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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