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한 여야 공천
더불어민주당 원로 정치인들이 용퇴론을 뚫고 지역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전주MBC 의뢰로 지난 12~13일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북 전주병 지역구에서 정동영(사진) 전 의원(34%)의 지지율이 현역 국회의원인 김성주 당 정책위 수석부의장(2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까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정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다소 열세였으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는 것이 정 전 의원 측 주장이다. 정 전 의원은 해당 지역구(과거 전주덕진)에서 15·16·18·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김 의원은 19·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정 전 의원은 통화에서 “전북이 워낙 피폐해져서 힘 있는 중진이 필요하다는 중진소환론이 크다”며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출마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인 윤재갑 의원보다 우위를 보인다.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 의뢰로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원장(44.5%)은 윤 의원(22.5%)을 크게 앞섰다. 앞서 목포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각각 45%, 19%였다. 박 전 원장은 통화에서 “전국에서 김대중 세력과 호남을 대표할 사람은 나”라며 “여러 사람을 합쳐도 내가 우세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14일 페이스북) 등 인적 쇄신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가운데 당에선 “이 대표가 원로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 전 의원과 박 전 원장은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를 권유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이종걸 전 의원도 14일 “이 대표는 제게 그런(불출마) 요청을 한 바 없다”고 했다.
당 원로들이 출마를 강행하는 배경엔 이 대표와의 친분이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정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 이 대표는 2007년 정 전 의원이 대선후보였을 당시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박 전 원장은 이 대표와 종종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어떤 기준을 일괄적으로 적용해서 판단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고 본선 경쟁력으로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