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 경질…1년 만에 '손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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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받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대표팀 운영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전날(15일) 회의를 마친 뒤 협회에 감독 교체를 건의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임원회의가 소집됐고, 임원들은 긴 논의 끝에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해 통보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 뉴스1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을 발표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오른쪽). 뉴스1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은 재임 기간 내내 지속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지만 지도자로서의 평가는 좋지 못했던 그는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론이 악화할 때마다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아시안컵 4강 탈락에 그쳤다. 조별리그에 이어 대회 중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유효슈팅 0개를 기록하는 졸전 끝에 패하자 팬들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돌아간 것도 공분을 키웠다.

설상가상으로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의 내분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 사태가 뒤늦게 수면 위로 올라와 선수단 관리 능력마저 낙제점을 받았다.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재'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은 채 "선수단 불화가 준결승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만에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된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1년 만에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된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정몽규 회장은 이날 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축구 관련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정 회장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 영입을 주도한 인사다. 정 회장을 향한 책임론도 들끓었다. 정 회장은 감독 경질을 발표하면서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나와 협회에 있다. 원인을 자세하게 평가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이 확정되면서 대표팀은 격변기를 맞게 됐다. 일단 새 사령탑 선임이 당면 과제다. 당장 다음 달에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두 경기(홈 21일, 원정 26일)가 이어질 예정이라 시간이 촉박하다. 그 두 경기는 국내 지도자를 내세워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안컵 기간 선수단 내분 사태도 협회가 자세한 정황을 파악하고 있다.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향후 대표팀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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