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3월 22일 개막, 62년來 가장 빨라…기후변화가 축제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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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6일 진해군항제가 한창인 진해 경화역 모습. 송봉근 기자

지난해 3월 26일 진해군항제가 한창인 진해 경화역 모습. 송봉근 기자

기후변화가 진해군항제 등 각종 축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개화 시기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4월에 열렸던 벚꽃 축제가 3월로 앞당겨지고 겨울 축제는 얼음이 얼지 않아 취소됐다.

경남 창원시는 “올해로 62회를 맞는 진해군항제를 3월 22일 개막해 4월 1일까지 열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1963년 시작한 진해군항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매년 4월 1일 개최했다. 하지만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지난해에 3월 2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5일 개막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빨리 시작한다. 1963년에 4월 5일에 개막한 것을 고려하면 60여년 만에 2주가량 빨라졌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해 벚꽃 개화 시기는 평년보다 짧게는 1일, 길게는 일주일 넘게 빠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가 가장 이른 3월 20일쯤 개화하고 전주(3월 22일), 부산과 울산(3월 24일), 여수와 포항(3월 25일), 대전(3월 27일), 강릉(3월 30일) 등의 순으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진해군항제뿐 아니라 다른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매화를 주제로 올해 23회째 행사를 여는 전남 광양매화축제는 3월 8일부터 17일까지 ‘광양 매화, K-문화를 담다/봄의 서막 : 매화’를 주제로 매화마을 등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4년 만에 열린 22회 축제가 3월 10~19일까지 열린 것과 비교하면 이틀 가까이 빨라진 셈이다. 지난해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경남 창녕 남지 낙동강 유채꽃 단지 일원에서 열렸던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도 올해는 이틀 빨라진 4월 11일부터 14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광양매화마을 전경. 뉴스1

광양매화마을 전경. 뉴스1

매화가 핀 광양매화마을 모습. 연합뉴스

매화가 핀 광양매화마을 모습. 연합뉴스

실제 기후변화로 한국 봄꽃의 개화 시기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와 미국·영국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100 years of flowering data demonstrate dramatic impact of climate change)에서 지난 100년 사이 매화는 약 53일, 개나리 약 23일, 벚꽃은 약 21일 개화 시기가 당겨진 것으로 분석했다.

아예 취소된 축제도 많다. 매년 20만 명이 찾는 경북 ‘안동 암산 얼음축제’는 지난 1월 20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낙동강 지천인 미천에 조성한 암산유원지에서 얼음낚시·썰매타기 등을 즐기는 게 주요 프로그램이다. 한 번에 1000여명이 넘는 관광객이 얼음판 위에 올라가려면 얼음 두께가 25㎝ 이상 돼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미천 가장자리 얼음 두께가 3㎝ 정도에 불과해 안전 등을 고려해 취소됐다. 지난 1월 19일부터 28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던 강원 인제군 빙어축제도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 열리지 못했다.

 인제 빙어축제 모습. 연합뉴스

인제 빙어축제 모습. 연합뉴스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겨울에 얼음이 얼지 않고, 봄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온실가스 감축 등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국민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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