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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유럽 노선 4개, 티웨이가 품는다…LCC 지각 변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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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다가오는 항공 빅2 결합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저비용항공(LCC)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지난 13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결합하는 대신 대한항공이 보유한 유럽 4개 노선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통보받았다. 미국 경쟁 당국에서도 승인을 받는다면 대한항공은 즉각 유럽 노선을 LCC에 이관하는 등 EC가 요구한 조건 이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이럴 경우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LCC는 티웨이항공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내놓을 유럽 4개 노선(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은 티웨이항공이 넘겨받을 예정이다. 첫 취항 시점은 6월, 첫 취항지는 프랑스 파리다. 특히 올여름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만큼 취항과 동시에 수익성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7월부터는 이탈리아 로마, 8월엔 스페인 바르셀로나 노선도 순차적으로 취항한다. 10월엔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까지 취항해 연내 4개 노선을 모두 티웨이항공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항공 운임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소비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의 협조를 받아 취항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당분간 대한항공이 보유한 에어버스 A330-200 기종 5대를 임차해 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조종사 100명을 포함해 정비 인력 등도 파견받는다. 에어버스 A330-200는 현재 티웨이항공이 운영 중인 항공기(에어버스 A330-300)보다 길이가 짧아 좌석 수가 적지만 더 먼 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비지니스 좌석을 일부 줄이고 일반 좌석을 늘려 운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2~3년 안에 대한항공 임차 항공기를 반납하고 최대한 빠르게 신규 기재를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본부를 누가 가져갈지도 항공업계의 큰 관심사다. 국내 2위의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화물기 11대를 운영하며 연 매출이 1조원 규모에 이른다. 업계 추산 매각가는 5000억~7000억원 수준, 다만, 인수자는 부채 1조원을 함께 떠안아야 하며, ‘화주 네트워크’도 새로 개척해야 한다. 현재 이스타항공(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 에어인천(소시어스) 등 사모펀드가 보유 중인 LCC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대한항공이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나면,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초대형 항공사)의 탄생과 함께 메가 LCC도 출범한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한 지붕 아래 모이기 때문. 대한항공은 합병이 완료되면 세 개의 LCC를 합쳐 통합 LCC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올해 2월 기준 진에어 27대, 에어부산 22대, 에어서울 6대를 합쳐 총 54대의 항공기를 보유해 현재 1위 LCC인 제주항공(42대)보다 더 큰 메가 LCC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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