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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순항미사일 쐈다, 올해만 5번째…푸틴에 줄 선물 개발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모습. 뉴스1

지난달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며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한 모습. 뉴스1

북한이 14일 오전 동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발을 또다시 쏘면서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순항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전 9시경 원산 동북방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해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연이어 발사한 순항 미사일들과 비행 거리 면에서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이번 순항 미사일 역시 북한이 최근 들어 동·서해로 발사하고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화살 계열(1·2형) 또는 신형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밝힌 '불화살-3-31형'일 가능성이 있다. 화살 계열은 사거리 1500~2000㎞ 수준의 순항 미사일, 불화살-3-31형은 화살 계열보다는 짧은 비행 거리가 특징으로 포착됐다. 북한은 불화살의 경우 수중·지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순항미사일을 쏜 원산 동북 방향은 과거부터 미사일 개발·성능 시험을 진행할 때 이용해 온 단골 지역이다.

새해 들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동해에서 진행한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과 28일 신형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고, 이틀 뒤에는 기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화살-2형의 경우 "신속반격태세를 검열하고 전략적 타격 능력을 향상"하는 목적이 있었다고 해 이미 전력화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이달 2일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전략 순항 미사일의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신형 무기 체계들의 기능과 성능,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의 기술 고도화"를 시험한 것이라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순항 미사일의 성능을 짧은 시간에 검증해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북한이 만약 불화살-3-31형을 발사한 것이라면 한 달도 안 돼 잠수함 발사와 초대형 탄두 위력 시험까지 진행하며 이례적으로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순항미사일 개발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거나 개발 초기 단계를 넘어 섰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동일 무기 체계를 짧은 시간 여러 번 발사하는 건 북한이 뭔가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시기적으로 러시아에 신형 무기를 수출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을 보게 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러는 지난해 김정은의 방러에 따른 답방 성격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까지 추진하는 등 전례 없이 밀착하는 분위기다. 이런 무드 속에 김정은이 푸틴에게 건넬 '선물 보따리'로 내놓기 위해 신형 무기 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1일에도 국방과학원이 신형 240㎜ 조종(유도)방사포탄의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우월성을 검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지난 2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2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김정은의 첨단 무기 체계와 역량을 진전시키고 개발하려는 김정은의 지속적인 노력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북·러 간 급성장하는 국방 협력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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