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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인생 바칠것” “옮길 생각 없어” 여당 공천면접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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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부터)이 13일 국민의힘 공관위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실시한 4·10 총선 후보 공천 면접에 참석해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하태경 의원,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부터)이 13일 국민의힘 공관위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실시한 4·10 총선 후보 공천 면접에 참석해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13일 총선 공천을 위한 후보자 면접심사에 돌입했다. 공천 신청자가 몰린 지역의 후보들을 딴 곳으로 보내는 재배치 방안도 추진한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한 면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좋은 분들이 많이 왔지만 생각보다 (후보가) 없는 게 고민”이라며 “동일 지역에 지원자가 몰린 경우는 재배치해야 할 것 같다. 서울 지역에 그런 부분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기는 곳에 잘 쓰는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관위는 우선 전·현직 의원 간 3파전이 벌어진 서울 중-성동을 예비후보들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날 면접을 마친 중-성동을 후보들은 “남은 정치 인생을 이 지역에 바치겠다”(하태경 의원), “옮길 생각 없다”(이혜훈 전 의원), “유세 가는 게 오늘 할 일”(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라고 말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통일부 장관 출신으로 서울 용산을 지역구로 둔 권영세 의원도 이날 재조정 가능성에 대해 “이미 전략적으로 배치된 분들은 이야기가 끝난 거로 알고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밖에 서울 양천갑·경기 하남·서울 송파갑·서울 서초을 등도 재배치 대상 지역구로 거론된다. 양천갑은 비례대표로 직전 당협위원장을 했던 조수진 의원과 재선을 지낸 정미경 전 의원, 구자룡 비대위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분구가 예상되는 하남시에는 이용 의원과 유성근 전 의원뿐 아니라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 등 11명이 출마했다.

이날 당사 밖에선 뇌물 혐의로 유죄를 받은 뒤 사면·복권됐지만, 공천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의 공천 배제를 두고 진통이 계속되자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전 의원이 ‘드루킹 특검’ 합의를 끌어낸 이력을 치켜세우며 진화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과거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걸 온몸으로 막았고 특검 결과 드루킹 실체가 드러났다”라며 “김 전 의원도 함께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당으로부터 험지 출마 요청을 받은 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이날 “낙동강 전선에서 이기면 서울 수복도 가능하다”라며 경남 김해을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은 14일 서울·호남 등 열세 지역구의 단수 공천을 조기에 발표한다. 다만 강남 3구와 영남 등 여권 강세 지역은 후보 재배치 등을 고려해 공천 발표가 늦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동훈 “사전투표, 관리관이 날인을”=한 위원장은 당 비대위 회의에서 4·10총선 전 치러질 사전투표와 관련해 “투표 관리관이 법에 따라 투표용지에 진짜 날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사전투표에선 투표 관리관이 도장을 찍는 게 아니라 도장이 인쇄된 용지를 유권자에게 나눠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전체 투표에서 사전투표 비중이 늘어난 것과 무관치 않다.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 일부가 ‘부정선거론’을 제기하며 사전투표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이에 절차를 투명화해 투표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국민의힘이 자녀 특혜채용과 해킹 의혹 등을 제기하며 선관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한 것의 연장선이란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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