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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혐의' 탁신, 교도소서 하루도 안 보냈다…VIP병실서 가석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패 혐의로 복역 중인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6개월 만에 가석방된다. 'VIP 병실 수감 생활'로 특혜 논란에 휩싸였던 탁신 전 총리는 결국 교도소에서 하룻밤도 보내지 않고 풀려나게 됐다.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 AFP=연합뉴스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 AFP=연합뉴스

13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타위 섯성 태국 법무장관은 이날 탁신 전 총리가 가석방 명단에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타위 장관은 "탁신 전 총리는 건강 상태가 심각하거나 70세 이상인 경우에 속한다"면서 "수감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풀려난다"고 말했다. 가석방 날짜는 오는 17일 혹은 18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타 타위신 총리도 이날 탁신 전 총리의 가석방 승인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탁신은 총리로서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며 "풀려난 뒤엔 평범한 시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교정법상 형기의 3분의 1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 형량의 3분의 1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에도 최소 6개월은 복역해야 한다.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에 올라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다.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되자 2008년 출국해 해외 도피 생활을 해왔다. 지난해 자신의 세력인 프아타이당 소속 세타 총리가 권력을 잡자 15년 만에 귀국해 법원에서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이미 6개월을 복역한 셈이다.

그는 교도소에 들어간 지 13시간 만에 가슴 통증과 고혈압, 불면증 등을 호소하며 경찰병원에 입원했다. 그가 머문 VIP 병실엔 에어컨과 소파 등이 구비돼 특혜 논란도 불거졌다. 1주일 뒤엔 형기도 1년으로 감형됐다.

이에 반대파들은 탁신 전 총리의 귀국부터 병원 수감생활, 감형, 가석방 등에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태국 경찰은 탁신 전 총리가 2015년 한국을 방문해 왕실 추밀원이 2014년 쿠데타 배후에 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두고, 왕실 모독죄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탁신 전 총리를 다시 기소할지 결정하지 않았으나, 그가 가석방된 뒤 다시 체포돼 구금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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