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중장거리의 간판 김우민(22·강원특별도청)이 자유형 400m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자신의 첫 세계수영선수권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김우민은 1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7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11년 상하이 대회의 박태환(3분42초04)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다. 2위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2초86)과는 0.15초 차가 났다.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2초96)가 3위로 뒤를 이었다.
김우민은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처음으로 400m 결선에 진출해 6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이어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 결선에서 5위로 레이스를 끝내 한 계단 올라섰다. 3회 연속 결선 스타트라인에 선 이번 대회에선 예선을 56명 중 3위(3분45초14)로 마쳐 첫 메달 획득 가능성에 파란불을 켰다.
3번 레인에서 결선 레이스를 시작한 김우민은 첫 50m 지점을 2위(25초32)로 통과한 뒤 100m 지점부터 1위로 치고 나갔다. 이후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여섯 번의 반환점을 가장 먼저 돌았다. 경쟁자들이 마지막 50m 지점에서 무섭게 스퍼트를 올리며 추격했지만, 이미 몸 하나 이상 격차를 벌려 놓았던 김우민이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다.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파리올림픽(7월) 전 체력 안배를 이유로 대거 출전을 포기하거나 출전 종목을 줄였다. 그러나 남자 자유형 400m는 상황이 달랐다. 이 종목 강자들이 대부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이번 대회 최대 각축장으로 꼽혔다. 김우민도 이달 초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뒤 "어려운 경쟁이 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면 파리올림픽 메달 도전에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김우민은 가장 자신 있는 400m에서 그 다짐을 현실로 옮겼다.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3분43초92)을 7개월 만에 1초21이나 앞당기면서 단숨에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한국 수영이 파리에서 박태환 이후 첫 400m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