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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난세의 왕'이 될 상인가...포스코회장 후보 6인이 풀 숙제

중앙일보

입력

포스코 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 명단이 공개됨에 따라 포스코에 산적한 과제에 관심이 모인다. 차기 회장은 안으로는 흩어진 조직을 추스리고, 밖으로는 주력 사업인 철강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며 동시에 미래 먹거리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포스코 내외부 출신 후보 6명은 오는 7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심층 면접에서 이 고차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각자의 역량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이사회는 이르면 8일 최종 후보 1명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출신 3명과 외부 후보 3명이 포함된 6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내부에선 김지용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3명이 포함됐고 외부에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최종 후보로 남을 1명은 주주총회를 거쳐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CEO에 다음달 취임하게 된다. 포스코그룹 회장은 세계 7위 철강회사 포스코와 42개의 계열사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전문성과 리더십이 중요한데,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포스코는 이사회의 해외 호화 출장 논란, 정치권 개입설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누가 되더라도 가장 시급한 건 내부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으로 회사 이미지는 물론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 재계 5위 포스코를 이끄는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주관 행사에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고,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71%)의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해말 회장 선임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최 회장의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 제철소 침수 사태 이후 정치권에서 사실상 최정우 회장 찍어내리기가 계속돼 회사가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2022년 선언한 비상 경영은 현재 진행형으로 직원들의 피로도도 어느 때보다 높다. 포스코 내부도 두 쪽으로 갈라졌다. 철강을 아는 포스코 출신이 새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주장과 새 미래 먹거리 발굴이 중요한 만큼 경험이 많은 외부 출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중국에 치이고 일본에 밀리고

주력인 철강 산업이 하락세에 있는 점은 신임 회장에게 부담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77조1271억원, 영업이익 3조5314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7.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8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2% 줄었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과의 경쟁이다. 중국이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철강 제품 생산량을 늘리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자 포스코가 직격탄을 입었다는 것. 한국자원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철광석 t(톤)당 가격은 지난해 10월 116달러에서 올 1월 136달러로 17% 증가했다.

중국·일본 철강업체들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각각 872만8206t, 560만6724t으로 전년 대비 29.2%, 3.1% 증가했다. 2017년 이후 최대치다. 중국은 과잉 생산한 철강재를 한국 시장에 싼값에 내다 팔고, 일본은 ‘엔저’를 등에 업고 고품질의 열연 강판을 한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철강에 밀리는 포스코는 올해도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양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세종공장 모습. 포스코퓨처엠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양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세종공장 모습. 포스코퓨처엠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미래 먹거리도 위태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침체도 포스코엔 악재다. 배터리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영업이익 359억원으로 전년보다 78.4% 줄었는데 주력인 배터리 소재 사업의 부진 영향이 컸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이 포함된 에너지소재 부문에서 연결 기준으로 영업손실 11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고객사 재고 조정, 리튬 등 지속적인 원료 가격 하락이 수익성 악화를 불렀다.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인 주요 광물 가격은 올해도 하락 중이다. 소비자들은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도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신임 회장은 전임자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로 키운 배터리 소재 사업에 새로운 혁신을 더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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