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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병원 이용 적으면 12만원 돌려준다...청년 바우처 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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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향후 5년간 건강보험의 운영 방향을 지역·필수의료 집중지원으로 잡았다. 고난도 중증의료를 공공정책수가로 지원하고, 의료의 질을 평가해 차등보상하는 대안형 지불제도가 도입된다.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에게는 연간 최대 12만원의 바우처를 제공하고,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로 소득을 버는 직업군에 대한 보험료 부과 방안도 추진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이런 내용이 담긴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9) 년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발표한 지역의료·필수의료 종합 대책(패키지)을 구체화한 것이다. 앞선 1차 종합계획(2019~2023)이 건보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하는 등 의료비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계획은 지역·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집중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어렵고 힘든 진료에 10조원 이상 투자  

복지부는 우선 2028년까지 건보 재정 10조 이상을 투입해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보완형 공공정책수가·대안적 지불제도를 제시했다. 공공정책수가는 난이도, 위험도, 숙련도, 대기·당직 시간 등을 고려해 수가를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다. 복지부 관계자는 “분만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해 최근 분만 수가를 세 배 가까이 인상했다”라며 “보완형 공공정책 수가의 대표적 예시”라고 말했다.

대안적 지불제도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중증진료체계·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 등의 성과를 평가해 차등 보상하는 정책이다. 복지부는 또 필수의료 분야에 대해 집중투자를 위해 건보재정 내 별도의 혁신계정을 도입하고 전체 요양급여의 2%에 달하는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혼탁한 비급여 진료 칼댄다…일부 진료 퇴출도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과 반대로 혼탁해지는 비급여 시장에는 칼을 빼들었다. 도수치료·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진료 행위는 명칭·분류코드로 표준화하여 해당 항목별 권장가격을 제시한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가 적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권고하는 성격이다. 또 비급여·급여를 섞어 진료하는 ‘혼합진료’ 금지를 추진하고 재평가를 통하여 비급여 진료의 퇴출 기전도 마련하기로 했다.

규제 대상이 되는 비급여 항목이 무엇인지, 적용 시점이 언제인지는 향후 구성될 보건의료개혁특위에 논의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규제 대상인 비급여 항목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보건의료개혁특위 통해서 구체화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튜버 보험료 징수하고 의료 저이용자는 바우처 지급 

'의료서비스 지원도 늘린다. 연간 의료 이용이 현저히 적은 가입자에겐 전년에 납부한 보험료 10%(연간 12만 원 한도)를 바우처로 지원한다. 하위 30%의 본인 부담상한액은 인상 없이 동결한다. 보험료 체납에 따른 급여 제한 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 기준도 확대한다. 현재 연 소득 100원 미만・재산 100만원 미만인 기준을 연 소득 336만 원 이하・재산 450만원 이하로 넓힌다.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을 위해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방식도 검토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험료 부과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차원에서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지속해서 논의하겠다”면서 “유튜버는 일시 소득이 잘 잡히지 않는 특성이 있어 과세당국에서도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날 계획안엔 지난 1일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뒷받침하는 세부적인 재정지원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계획안에서 “2026년부터 건보 재정이 당기수지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추계할 수 있지만 수입·지출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다”고만 적었다. 이후 건보 재정의 적정 보험료율·국고 지원 등 수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계획을 통해 꼭 필요한 의료를 튼튼히 보장하고,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하여 의료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며 “불필요한 의료쇼핑 등 의료 남용은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의료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미래에도 계속 누릴 수 있는 건강보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향성엔 공감, 디테일이 관건"  

전문가들은 방향성은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보건관리학 교수는 “언제 어떻게 10조를 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 없이는 의료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며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무엇이 저평가된 의료행위인지 판단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정확한 보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정책수가를 더해주는 건 좋은 정책이지만 피부·미용·성형 등 다른 수가를 내리지 않는다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필수의료가 아닌 곳에서 돈을 여전히 많이 벌 수 있다면 필수의료로 의사들이 갈 유인이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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