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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소에서 핵잠 행보…한·미는 北 보란듯 '특수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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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군함 건조 실태를 살펴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군함 건조 실태를 살펴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화살·불화살 등 전략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지도하며 핵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사업의 진전을 시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에는 서해의 남포 군함 조선소를 방문해 “선박 건조 사업들을 계획대로 무조건 집행하라”고 주문했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강조한 ‘핵잠 전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은이 서해와 접한 평안남도 남포의 군함 조선소를 방문했다며 관련 사진들도 공개했다. 매체는 김정은이 “나라의 해상주권을 굳건히 하고 전쟁 준비를 다그치는 데서 해군 무력 강화는 제일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이 “당 제8차 대회가 결정한 각종 함선들의 건조 실태와 새로운 방대한 계획 사업의 준비”를 상세히 보고받고, “선박 건조 사업들을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무조건 집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대규모 군수선박 건조기지인 남포조선소는 해군 무력 강화의 중임을 맡고 있다”는 발언도 했다.

앞서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과 5대 과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해군력 확보와 관련해선 ‘핵(동력)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가 포함됐다. 이날 김정은의 행보는 결국 “핵잠을 차질 없이 건조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날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8일 새로 개발된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 시험발사를 지도했다″면서 ″순항미사일들은 7421초, 7445초간 동해상공에서 비행하여 섬목표를 명중타격했다″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날 핵잠수함건조사업을 구체적으로 료해(파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1

실제 김정은은 새해 들어 신포·남포 해군 기지를 연이어 방문하면서 핵잠 건조를 재촉하고 있다. 서해와 접한 남포 조선소는 동해의 함경남도 신포 잠수함 기지와 더불어 북한의 해군 기지와 조선소를 겸하고 있다. 지난해 남포 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수중 바지선이 정박한 게 민간 위성에 포착되기도 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8일엔 동해의 신포 기지를 방문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불화살-3-31형’ 시험 발사를 현지 지도했다. SLBM·SLCM 등 수중 핵 투발 수단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여기에 이론적으로는 무한기동이 가능, 한반도 전역은 물론 미 본토 인근 해역까지 은밀히 운용할 수 있는 핵잠까지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김정은의 지시는 신포·남포 조선소를 동시에 가동해서라도 계획대로 핵잠을 만들라는 의미”라면서 “한국의 킬체인(Kill Chain) 등 선제 타격을 염두에 두고 핵잠을 개발해 SLBM·SLCM을 탑재해 수중으로 핵무기를 감추는 게 목적”이라고 전망했다.

北 보란듯…사람 표적 향해 ‘탕, 탕’ 여섯 발

한미 특전대원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시 미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전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한미 특전대원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시 미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전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같은 날 육군은 올해 처음으로 한·미 연합 특수작전 훈련을 실시했다며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육군은 이날 “육군 특수전사령부 비호여단 예하 북극성 대대와 미국 육군 1특수전단이 지난달 22일부터 2일까지 경기 포천의 주한미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이번 훈련은 연합 작전 수행 절차 숙달과 침투·표적 사살 등 개인 전투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 특수작전은 통상 북한에 대한 적진 침투 작전 임무를 말한다. 일각에선 적 수뇌부 제거 작전, 즉 '김정은 참수 작전'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통상 비공개로 이뤄지는 특수부대 훈련을 이날 상세하게 공개한 건 연초부터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을 겨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한·미는 지난해 12월에도 특수작전 훈련을 공개했는데, 두 달 만에 특수부대 훈련을 추가로 공개한 것이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미 1특수전단은 ‘그린 베레’로 주로 불린다. 미 육군 특수부대의 7개 특수전단 가운데 태평양·동남아 지역 작전을 담당한다.

육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대원들이 사람 표적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총 여섯 발의 사격을 하고, 침투를 가정한 시가지 전투 훈련장에서 표적을 사격하는 훈련 장면 등이 포함됐다.

한미 특전대원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시 미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전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한미 특전대원들이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시 미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전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군은 주·야간 사격술 훈련과 전투사격, 소부대 전투기술, 특수정찰·항공화력유도 등 전시 임무를 고려한 전술 과제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야외 기동 훈련에선 침투와 특수 정찰을 통해 주요 목표물을 식별하고, 아군의 항공 화력을 유도해 목표 표적을 파괴하는 훈련도 가졌다. 한·미 간 팀 워크 점검을 위해 양국 특전대원들을 하나의 팀으로 혼합 편성해 1박 2일 간 철야 작전을 진행했다고 한다.

앞서 작년 12월 18일 북한이 고체 연료 기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하자, 합동참모본부는 이튿날 한·미 특수부대의 침투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적 수뇌부 제거 임무를 공개해 북한을 압박하려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한·미의 참수 작전이나 전략 자산 전개를 추가로 공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언론 질의에 “추가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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