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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태사령관 지명자 "확장억제 중요…북·러 공생관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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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 견제와 북한 억제에 주력하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이끌 차기 수장 지명자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으로 지명된 새뮤얼 파파로 제독. AP=연합뉴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으로 지명된 새뮤얼 파파로 제독. AP=연합뉴스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지명자는 1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이 무력시위와 확산 활동을 지속하고 무기 실험을 늘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한국이 대북 정찰·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령관으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발전을 주시해야 한다”며 “이를 억지하기 위해선 미 전략군과 함께하는 확장억제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급격히 확대된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파파로 지명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대북제재 회피 물질과 잠재적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며 “매우 우려스러운 공생 관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파파로 지명자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회의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관련 활동을 제한하는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관한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해야 한다고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해군 4성 장군인 파파로 지명자는 2021년 5월부터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맡으며 미군의 중국에 대한 군사 전략에 깊숙이 관여한 만큼 중국 관련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30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30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파파로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대북 미사일 방어 역량 확대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사일 방어 능력을 지속적으로 탐색·개선·자원화해야 한다”며 “(현재) 우리의 공중 감시·정찰자산(ISR) 배분은 전구(theater) 내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군사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며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보와 한국 내 미국인 대피 작전(NEO) 실행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주한미군이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에 대한 내용이지만, 한반도를 전구로 둔 미군 최고지휘관이 이를 직접 언급하기는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선 “그만큼 미군 수뇌부가 한반도 군사 긴장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란 풀이가 나온다.

파파로 지명자는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정, 안보의 핵심축”이라며 “미국이 가능한 많은 다자무대에서 한국의 경제적 지위와 영향력에 상응하는 역할 증대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방위비 수준과 공동 방위태세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동맹·협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상호운용성 유지에 대한 한·미의 공약을 고려할 때 한국의 국내 투자는 연합 억제력 및 방위 태세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6·25 관련 서적 선물받아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해병대 예비역 대령인 대니얼 설리번 의원(알래스카·공화)이 파파로 지명자에게 6·25 전쟁 관련 서적 한 권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6·25 참전용사이자 역사가인 리드 페롄바크가 1963년 출간한 『이런 전쟁(This Kind of War)』이란 고전이었다.

설리번 의원은 “이 책의 교훈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를 가졌던 미국이 제3세계의 ‘농민군’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당시 군 지도부가 허약했기에 수많은 미국 청년들이 전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지금 이 시기에 우리의 육·해군·해병대가 움츠러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우리는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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