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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원에 맨해튼 같은 스카이라인”…경기 민심 공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이 31일 경기도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을 찾아 반도체 연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영입 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이날 한 위원장은 정부의 경기 남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을 강조하며 관련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전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이 31일 경기도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을 찾아 반도체 연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오른쪽은 영입 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 이날 한 위원장은 정부의 경기 남부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을 강조하며 관련 산업 지원을 약속했다. 전민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권 총선 승부처인 수원을 방문해 철도 지하화와 구도심 개발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수원시 장안구 카페에서 공약발표회를 열고 “경부선 철도가 수원을 동서로 가르고 있어 양쪽의 격차를 만들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격차 해소를 국민께 드릴 선물로 준비하고 있는데, ‘철도 지하화’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약은 주요 도시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과 부지를 통합 개발해 ‘미래형 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내용이다. 기존 용도지역에 예외를 둬 주거·문화·상업·업무용지를 한데 묶은 ‘15분 생활권’을 형성하고, 주변부~중심 지역을 광역 급행열차로 연결해 1시간 이내에 오가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철도 부분을 덮고 거기에 공원과 산책로,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 같은 것이 생긴다고 생각해 보라”며 “지하화는 민간투자 유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원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수원은 경부선 철도가 지나면서 팔달구와 장안구가 동서로 갈린 지역이다. 철도 지하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데,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민생토론회에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활용해 선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특별법은 지난달 9일 국회를 통과했는데, 개발 선례로 수원이 언급된 셈이다.

수원은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서 5석 모두를 야당에 내준 지역이다. 이번에도 밀리면 경기 지역 선거가 휘청거릴 수 있다. 다만 표심은 여당에 유리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인천·경기 지지율 35%로, 44%의 민주당에 뒤처졌다. 한 위원장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12~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국민의힘 35%, 민주당 37%였는데, 한 달 새 더 벌어진 것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경기 59개 지역구 중 최소 23곳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다. 한 위원장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 김포·구리·광명·하남 등 기존 언급된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기남북 분도(分道)를 함께 검토하는 게 핵심이다. 여권이 ‘메가서울’을 내세우자 야권이 ‘경기분도론’으로 대응했는데, 한 위원장은 병진 전략을 편 셈이다. 한 위원장은 주민이 원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 가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공약 발표에 앞서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을 방문해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산업이라기보다는 대한민국 흥망을 좌우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에 대비해 위성비례정당을 창당하기로 한 국민의힘은 명칭을 ‘국민의미래’라고 정하고 온라인으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운동권 386이 686 되도록 군림”=한 위원장은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운동권 정치세력의 역사적 평가’ 토론회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수십 년에 이르는 기간 386이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작태, 고마움을 강요하는 운동권 정치 세력을 이번에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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