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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이∙팔, 두달 휴전 원칙적 동의...美 등 합의초안 작성 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0일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두달간 전투를 중단하고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을 중재 중인 미국·이집트·카타르의 협상단이 2개월 휴전 합의 등을 골자로 한 서면 합의서 초안을 작성 중이며, 해당 초안을 토대로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본격적인 휴전 논의가 진행된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아직 주요 내용에서 일부 의견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이 인질 석방과 전시 정부의 사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이 인질 석방과 전시 정부의 사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2개월 휴전…외교적 해결책 마련 계기될 것"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카타르·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단기간 휴전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 측 인질 105명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240명을 맞교환하는 대가로 7일간 전투가 중단됐다. 아직까지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은 130여 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마스의 인질로 붙잡혔다가 지난해 11월 27일 풀려난 이스라엘의 3세 쌍둥이 자매.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의 인질로 붙잡혔다가 지난해 11월 27일 풀려난 이스라엘의 3세 쌍둥이 자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협상안은 지난번 중재안보다 광범위하다. 우선 하마스가 여성·고령자·부상자 등 인질을 석방하는 동안 이스라엘은 30일간 휴전한다.

해당 기간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추가 인질 석방과 공격 중단 등 다음 단계를 위한 세부 사항을 논의한다. 이어 하마스가 추가로 이스라엘 군인과 남성 민간인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추가로 30일간 군사작전을 중단한다.

아직 논의 중인 부분은 이스라엘측 인질과 맞교환할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석방 규모다. NYT는 “이는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합의를 통해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허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번 합의는 당초 하마스가 인질 전원 석방 대가로 요구한 영구 휴전은 아니다”면서도 “이스라엘이 2개월간 전투를 중단한다면, 이전 같은 방식으로 전쟁을 재개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휴전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폭넓은 해결책 마련의 계기를 마련하고 추가적인 외교적 접근의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가자지구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의 확전 위기도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이뤄진 7일간의 짧은 휴전 때도 예멘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같은 친(親) 이란 세력이 미국·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 수위를 낮춘 바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가족과 지지자들이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美, 이라크내 미군 철수 회담 시작

이날 미국은 이라크 내 주둔 중인 미군의 완전 철수를 위한 첫번째 회담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실시했다. 이라크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무함마드 시아 알수단 총리가 국제동맹군 활동 종료에 대한 이라크·미국 간 첫 협상을 주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의 상당한 지역을 점령했다 쇠퇴한 테러 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80여 개국과 국제동맹군을 결성해 이라크에 주둔해왔다. IS가 쇠퇴한 지금은 미군만 2500명 남아 있는 상태다.

무함마드 시아 알 수단(가운데) 이라크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과 미군 철수를 위한 첫 번째 협상을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무함마드 시아 알 수단(가운데) 이라크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국과 미군 철수를 위한 첫 번째 협상을 주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중동의 친 이란 무장세력이 결집하고 이라크에서도 친이란 민병대가 정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이라크 내 미군 철수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개전 이후 이라크 내 미군 기지는 친 이란 무장 세력으로부터 150여 차례 공격을 받았고, 미군도 일련의 보복행위를 단행하면서 확전 우려가 고조돼 왔다.

美 등 서방 9개국, 가자 난민기구 지원 중단

한편 이날 미국을 포함한 서방 9개국은 가자지구 난민을 돕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에 대한 지원 중단을 발표했다. 해당 기구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이스라엘 측의 의혹 제기에 따른 조처다.

필리페 라차리니 UNRWA의 대표는 미국 등의 지원 중단 발표에 대해 “충격적 결정”이라며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기구에 생존을 의존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사람들이 이런 집단적 처벌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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