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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보단 남성, 50대가 위험도 높다…1인 가구 '고독사' 경보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인 가구 5명 중 4명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 위험군이란 분석이 나왔다. 50대 중년층이 고독사 위험도가 가장 높았고 남성이 여성보다 고독사 확률이 더 높았다.

고독사 위험군에 속한 정모(74)씨는 지난 14일 서울 청파동의 노인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간이 3일 이전이라 고독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아미 기자

고독사 위험군에 속한 정모(74)씨는 지난 14일 서울 청파동의 노인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추정 시간이 3일 이전이라 고독사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아미 기자

28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예방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이 홀로 사는 19세 성인 9471명(남 4742명·여 472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고위험군부터 저위험군까지 모두 합해 10명 중 8명(78.8%)이 고독사 위험군에 속했다. 각각 고독사 고위험군은 2.6%, 중위험군은 19.8%, 저위험군은 56.4%였다.

법률상 고독사는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고립된 삶을 살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사망하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발견되는 죽음을 뜻한다.

고독사 문제는 1인 가구가 갈수록 늘면서 심각해지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7.2%에서 2021년 33.4%로 매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독자 수도 2017년 2421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5년간 평균 8.8% 늘었다. 특히 남성이 연평균 10.0% 늘어 증가세가 가팔랐다.

연구진은 1인 가구의 고독사 위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패와 상실감·고립적 일상·사회적 고립·이동성·돌봄과 지원 중단 등 5가지 지표로 고립 정도를 파악했다. 이를테면, 이별·자녀사망·실직 등의 경험이 많은 경우 위험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식사 횟수·외출 횟수·지인 소통 횟수가 적어도 위험도가 높았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해 5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해 5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고독사 위험 수준이 높은 사람은 식사와 외출 횟수가 비교적 적었다.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식사 횟수가 1회인 경우가 고위험군에서는 63.4%, 중위험군에서는 19.3%로 조사됐다. 생필품 구매나 병원 방문 등 외출을 제외하고 지난 일주일간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고 답한 경우는 고위험군에서 44.2%, 중위험군에서 21.9%로 파악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고독사할 위험이 훨씬 컸다. 연구진이 고독사 위험군 중 위험도가 더 높은 중고위험군에 대해 심층 조사를 하기 위해 성별을 분류한 결과 남성은 60.9%, 여성은 39.1%로 여성보다 남성의 비중이 높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고독사 위험 확률이 가장 높았다. 고독사 고위험군과 저위험군 모두에서 각각 5.8%, 29.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고위험군에선 40대가 4.5%, 중위험군에선 60대가 28.1%로 뒤를 이었다.

임시직과 일용직인 경우도 중·고위험군에서 50.7%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또 가구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도 63.0%를 차지했다. 혼자 거주한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5.5%였다.

연구진은 “생애주기별로 고독사 위험요인을 탐색하고 기존의 사회보장제도 내에 누락돼 있는 서비스 및 대상 범위를 발굴해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고독사 예방 관리를 위해서는 취약계층을 선정하고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립 위험이 높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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