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수도권인데 평균 2500원 더 내...경기·인천 '섬' 택배비 지원

중앙일보

입력

배를 타고 경기지역 한 섬으로 이동하는 물류 트럭. 도선비 등으로 섬 지역은 택배 배송 비용이 더 비싸다. 경기도

배를 타고 경기지역 한 섬으로 이동하는 물류 트럭. 도선비 등으로 섬 지역은 택배 배송 비용이 더 비싸다. 경기도

 인천시 옹진군에 사는 최모(30대)씨는 택배를 주문할 때마다 고민이다. ‘수도권 무료 배송’을 확인한 뒤 주문해도 3000원에서 최고 1만원 상당의 추가 배송비를 낸다. 김씨가 사는 곳이 ‘백령도’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육지로 나갈 때마다 필요한 것을 사서 오는데, 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는 배송비가 너무 비싸서 사야 할지 한참 고민한다”고 말했다.

섬 주민 걱정 ‘추가 택배비’…연간 40만원 한도 지원  

‘택배비’는 섬 주민들의 고질적인 걱정거리다. 물품의 무게와 배송 거리에 따라 부과되는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비연륙 섬은 택배 배송비에 도선료가 포함되기 때문에 추가 배송비가 발생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2년 “열악한 생활물류로 내륙지역보다 섬 지역에 평균 5배 이상의 추가 배송비가 부과되고 있다”며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택배비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천 지역의 한 섬에 접안하는 여객선. 인천시

인천 지역의 한 섬에 접안하는 여객선. 인천시

이에 경기도와 인천시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택배 추가 배송비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1건당 3000원씩, 1인당 연간 최대 40만원 한도에서 추가 배송비를 지원한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2000만원(국·도비)을 투입해 안산시 단원구 풍도와 육도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 150여명이 대상으로 택배 비용을 지원한다. 이들 지역 주민은  택배를 이용할 때마다 기본요금과 별도로 평균 2500원 정도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왔다.

배송비 지원을 희망하는 섬 주민은 안산시 해양수산과나 어촌계장 등 마을 대표에게 지원금 신청서와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안산시는 신청인의 택배 이용 증빙자료를 확인해 신청인 본인 계좌로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단 육지와 연결되어 있거나, 이동 거리가 짧아 추가 배송비 부담이 없는 제부도·국화도·입파도 등 화성시 3개 섬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안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명절 전후로 섬 지역 주민들의 추가 배송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범 실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택배비 지원이 섬 주민들의 정주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연중 지원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에선 미법·서검·주문·아차·볼음·말도 등 강화지역 6개 섬과 백령·연평·대청 등 옹진 21개 섬(연륙된 영흥·선재도 및 측도 제외) 등 총 27개 비연륙 섬의 주민 1만 4740명이 택배비를 지원받는다. 이들 섬은 택배 추가 비용으로 3000원에서 최대 1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시는 관련 예산으론 국비(8억7900만원)와 시·군비(8억7900만원) 등 총 17억5800만원이 투입한다.

인천 여객터미널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승객들. 인천시

인천 여객터미널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승객들. 인천시

지원을 받으려면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후, 오는 12월 20일까지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인 본인 명의로 이용한 택배 운송장 사본 또는 택배 이용 완료 내용(성명, 배송주소, 송장 번호 포함)과 택배비 지급내용을 증빙자료로 제출하면, 매월 신청인 계좌로 일괄 입금된다.

섬 주민은 고령화에 일부만 혜택…홍보 강화   

인천시 관계자는 “섬 주민 대부분이 추가 택배 비용을 받지 않은 우체국 택배 이용 비율이 높고, 고령층이 많아서 자녀가 택배를 대신 보내주거나, 택배 비용 지원 사업을 잘 알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섬 지역 주민들이 도심과 동등한 택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등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