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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굳히기냐, 헤일리 기사회생이냐…외나무다리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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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러분이 미국을 구하고 싶다면 내일 당장 그 일을 해야 합니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내일 한 사람당 5명씩 투표장에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2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2라운드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두고 양자 대결을 벌이는 트럼프와 헤일리는 지지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과반 압승을 한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면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를 조기 확정할 수 있는 만큼 이번 프라이머리는 경선 레이스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관건은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며 헤일리를 꺾느냐 여부로 모아진다. 트럼프가 두 자릿수 이상 격차로 이기면 헤일리는 당내 거센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으며 코너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헤일리가 트럼프를 꺾는 이변이 나오거나 지더라도 10%포인트 이내 격차로 석패할 경우 트럼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경우 다음 달 24일 있을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3월 5일 ‘수퍼 화요일’까지 승부를 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프라이머리를 치르는 뉴햄프셔의 전체 유권자는 총 87만3000여 명이다. 당원들만 참여한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는 비(非)당원 유권자도 투표할 수 있다. 개표 결과는 24일 0시(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를 전후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트럼프는 22일 라코니아에서 열린 뉴햄프셔주 마지막 선거 캠페인에서 한때 경쟁 주자였다가 ‘트럼프 우군’으로 변모한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상원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의 지지 연설을 앞세워 세를 과시했다. 트럼프는 “헤일리 뒤에 있는 사람들은 친중국이고 친바이든”이라며 “우리의 운동은 친국경, 친일자리, 친자유, 친아메리카”라고 강조했다.

헤일리는 이날 뉴햄프셔주 세일럼의 한 호텔에서 벌인 유세에서 “옳든 그르든 혼란이 트럼프를 따라다닌다”며 “우리는 혼란에 빠진 국가가 될 수 없다. 세계가 화염에 휩싸인 상황에서 4년의 혼란을 더 겪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경 강화, 중산층 세금 감면 등 공약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된 보스턴글로브·NBC-10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55%)가 헤일리(36%)를 19%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온건 성향이 강해 헤일리가 승리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던 뉴햄프셔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사실상 경선 레이스가 끝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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