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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중진 “한동훈이 책임져야” 비윤 “한, 할 일하면 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2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율 비대위원.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2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김경율 비대위원. [뉴스1]

용산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여당 내부에서도 ‘친윤계’와 ‘친한계’가 충돌하고 있다. 갈등 국면에서 한 위원장과 가까운 친한계가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초선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2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단톡방에 특정 의견을 올려 그것이 당 전체의 의사인 것처럼 여론을 형성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했다. 친윤계인 이용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 채팅방에서 ‘윤 대통령의 한 위원장 지지 철회’ 내용을 담은 언론 보도를 공유하고, 일부 친윤 의원이 동조한 걸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이른바 ‘0.5선’인 장 사무총장은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통상 3선 이상이 맡는 사무총장에 내정되며 측근으로 부상했다. 사무총장은 당 살림을 총괄하며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지는 공천관리위원회에도 참여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사무총장이 공관위 내부에서 친윤계의 핵심인 이철규 의원을 견제하면서 한심(韓心)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취임 후 첫 인선에서 발탁한 초선의 김형동 비서실장도 친한계다. 수도권 한 의원은 “수행 역할을 하는 비서실장의 의미는 크다”며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약한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친윤계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영남 중진인 김영선(5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번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 중간 평가고, 정부 국정 기조에 따라 시스템 공천으로 치러진다”며 “한 위원장은 개인 이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공천을 지원하는 취지로 발언해 사천(私薦) 논란이 일어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고도의 정치 게임인지, 갈등의 폭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당 대표는 임기가 없다”며 “(한 위원장이) 임명직만 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상실하면 선출직 당 대표도 퇴출당하고, 하물며 임명직 비대위원장은 고려 대상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의 정면충돌 여파에도 일각에선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낼수록 비윤 그룹이 친한계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비주류로 꼽히는 유경준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의 입장문을 인용하면서 “국민을 보고 나선 길, 할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탈북자 출신의 태영호 의원도 22일 페이스북에 “‘선민후사’ 한동훈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적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한 위원장이 사퇴하면 여당은 풍비박산이고 윤 대통령도 국정을 제대로 끌어갈 수 있겠나”라며 “몇몇 의원이 윤 대통령을 편든다고 한 위원장을 비판하면 속된 표현으로 ‘엿 먹이는’ 것”이라고 친윤계를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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