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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강인만 바라보는 클린스만호…상대 자책골이 겨우 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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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요르단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엎드려 아쉬워하는 한국의 주장 손흥민.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고전한 끝에 2-2로 비겼다. [뉴시스]

요르단전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엎드려 아쉬워하는 한국의 주장 손흥민.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고전한 끝에 2-2로 비겼다. [뉴시스]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 수 아래 상대와의 맞대결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지난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87위)과의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졸전 끝에 2-2로 비겼다. 지난 15일 바레인과의 첫 경기(3-1승) 결과를 묶어 1승1무 승점 4점으로 조 2위다. 선두 요르단과 승점은 같았지만, 골 득실에서 2골이 뒤졌다.

요르단전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여러 차례 지적됐던 사항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손흥민(토트넘)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는데 이게 오히려 경기 흐름에 독이 됐다. 선제골을 넣은 이후 전반이 끝날 때까지 한국은 요르단의 파상 공세에 쩔쩔맸다. 상대의 거친 압박과 역습 플레이에 위축된 우리 선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재성(마인츠)·조규성(미트윌란) 등 공격진의 움직임이 전반적으로 둔탁하다 보니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 줄이 끊겼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하향 곡선을 그릴 땐 선수 구성과 전술의 변화를 통한 흐름 전환이 필요한데 클린스만 감독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롱 볼 축구로 일관하다 전반 막판 잇달아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엔 골 결정력 부족이 눈에 띄었다. 스트라이커 조규성은 앞선 바레인전에 이어 요르단과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놓쳤다. 후반 들어 요르단이 급격한 체력 저하로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반격 기회가 찾아왔지만, 한국의 공격은 상대의 밀집 대형을 좀처럼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상대 자책골 덕분에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아시안컵 본선 E조 중간 순위

아시안컵 본선 E조 중간 순위

‘조기 16강 확정’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클린스만호는 남은 일정 동안 두 가지 위험요인을 안고 싸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축 선수들의 경고누적 상황이 심각해졌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경고를 받은 박용우(알아인)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기제(수원삼성), 조규성, 손흥민에다 요르단전에서 황인범과 오현규까지 모두 7명이 경고를 받았다. 해당 선수들은 8강전까지 옐로카드를 한장 더 받으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일부 선수의 부상도 우려스럽다. 간판 수문장 김승규(알샤바브)가 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수비수 김진수(전북)가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왼쪽 풀백 이기제와 오른쪽 풀백 김태환(전북)이 요르단전을 마친 뒤 각각 햄스트링(허벅지)과 오른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출범 이후 14~15명 정도의 핵심 선수 위주로 조직력을 다지는 ‘플랜A’ 만 가다듬으며 아시안컵 본선을 준비해왔다. 포지션별 핵심 멤버가 부상 또는 경고누적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엔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 않다. 이 점을 잘 아는 요르단은 의도적으로 거친 파울을 범하며 우리 선수를 움츠러들게 했다. 향후 토너먼트에서 클린스만호와 맞닥뜨릴 상대 팀이 요르단의 전략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가려진다. 상대가 FIFA 랭킹 130위의 조별리그 최약체인데다 이미 예선 탈락이 확정됐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승부 이상이면 16강행을 확정 지을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조직적인 플레이로 풀어가야 하는데 요르단전은 시종일관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다”면서 “한국이 손흥민과 이강인을 보유한 팀이라 할지라도 하던 대로만 하면 상대가 예측하기 쉬워진다. 공격 방식을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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