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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필수 식품?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의 함정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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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제로 마케팅 제품의 명과 암

비영양 감미료 체중조절 도움 안돼
무설탕 제품, 다른 당류 없단 건 아냐
혈관 건강 나쁘면 무지방 음료 도움

무(無)·제로(0)·프리(Free)를 전면에 강조하는 제로 마케팅 제품에는 건강상의 이점과 함정이 모두 있다. 제로 슈거와 무지방·무알코올, 글루텐프리·락토프리와 같은 식품 선택은 특정 성분을 피하거나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체중 관리와 혈당 조절 같은 건강관리에도 장기적으로 이득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제로 마케팅은 소비자가 영양성분표·원재료를 확인하지 않고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면이 강하다. 영양상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가공식품의 이면을 숨기는 장치일 수 있다. 제로 마케팅의 양면성을 짚어본다.

제로 칼로리
첨가당 줄이는 데 일부 도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의 30%가량은 음료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음료류를 통한 당류 섭취는 2019년 12.5g에서 2021년 10.7g으로 감소했다. 당 함량이 낮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와 탄산수 섭취량이 같은 기간 각각 10배, 3배 증가한 것이 한 가지 배경이다. 제로 칼로리 제품에는 단맛을 내면서 영양소는 없는 비영양 감미료(아스파탐·사카린나트륨·수크랄로스 등)가 들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설탕·시럽 등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목적으로 단기간 비영양 감미료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비영양 감미료를 넣은 제로 칼로리 제품이 체중 조절에 도움되는 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영양 감미료를 체중 조절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목적으로 섭취하는 건 권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비영양 감미료는 단맛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원인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체지방 감소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도 “비영양 감미료의 혈당 개선 및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장기간 연구와 안전성 결과가 부족하므로 장기적 사용은 현시점에서 권고되지 않는다”고 했다. 비영양 감미료의 과량 섭취는 두통·현기증과 인지 기능 저하, 지방 축적 같은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다만 건강 유해성을 판단하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제로 슈거(무설탕)
저칼로리란 인식은 오해
제로 슈거(무설탕)는 설탕의 단맛이 건강에 해롭다는 부정적인 면을 활용해 광고 효과를 낸다. 단맛을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로 슈거 표시 제품에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액상 과당 등 다른 당류가 첨가됐을 수 있다. 당이 적다는 뜻이 아니다. ‘무가당’은 인위적으로 당을 첨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당이 없다는 건 아니다.

무설탕 제품은 ‘살이 덜 찐다’고 여겨지기 쉽지만 오해다. 예컨대 제로 슈거 소주 한 병은 약 300㎉로, 일반 소주(약 400㎉)와 별 차이가 없다. 주류 열량은 알코올 도수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무설탕 쿠키·과자 등도 일반 제품과 열량은 비슷하다. 당분·트랜스지방이 많은 초가공식품일 뿐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무설탕 표기 식품에 ‘저칼로리 식품이 아님’이라거나 ‘체중 조절을 위한 것이 아님’이란 정보를 함께 명시하도록 했다. 소비자가 무설탕 표기 제품을 저칼로리 제품이라고 혼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알코올 맥주
일부는 당류·열량 높아
무알코올류 맥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알코올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무알코올(Alcohol Free)과 1% 미만의 알코올이 있는 비알코올(Non Alcoholic)이다.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섭취하려면 표시 사항에 무알코올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 1% 미만 소량의 알코올이어도 임신 전과 초기에는 기형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혈당 조절이 필요한 환자는 당류 함량을 확인하는 게 좋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을 낮춘 대신 당류를 첨가해 맛을 낸다. 무알코올 맥주가 절주·금주에 도움되는 것도 아니다. 탄산감·향 등 주류의 특성을 모방했기 때문에 오히려 술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지고, 갈망감이 커지기 쉽다.

무지방 유제품
혈관 질환 없으면 불필요
혈관 건강이 안 좋으면 지방 함량이 낮은 제품이 좋다. 대한심장학회는 ‘과체중이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유제품 선택 시 저지방이나 무지방이 건강에 도움된다’고 말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영유아의 건강한 음료 섭취법’ 보고서에서 2~5세에는 저지방이나 무지방 우유를 2~2.5컵(470~590mL) 권하고 있다. 성장 발달이나 가족력(이상지질혈증·비만 등)에 따라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의해 종류와 양을 정하면 된다.

체중이 정상이고 고지혈증·당뇨병 같은 혈관 질환도 없는 사람은 굳이 무지방 제품을 먹을 필요가 없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발표한 ‘지방 섭취 현황’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중 지방으로 섭취하는 비율이 10·20대는 29%, 30·40·50대는 각각 28%·26%·25%였다. 반면에 60대와 70세 이상은 각각 21%, 18%에 그쳤다. 대한의사협회는 ‘대국민 건강선언’에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제시하면서 하루 에너지의 25%를 지방에서 섭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 권고대로라면 평균적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은 지방 과다 섭취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지방이 건강에 나쁘다고 여겨지는 것은 동물성 단백질에 많은 포화지방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지방 섭취량의 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포화지방도 먹어야 한다. 지방은 호르몬과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다. 또 혈관 벽을 이루는 중요한 성분이다. 좋은 지방을 골라 먹을 필요는 있다. 같은 포화지방이라도 라면·케이크·삼겹살에 있는 것보다 치즈·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다크초콜릿의 포화지방이 낫다.

락토프리·글루텐프리
소화 기능 약하면 도움
락토프리·글루텐프리 제품은 유당(락토스)과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이 된다. 유당은 우유에 있는 탄수화물 성분이다.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유당불내증)하면 대장으로 이동한 유당이 설사·복통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유당불내증이면 유제품을 잘 먹지 않아 칼슘 섭취가 부족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락토프리는 유당을 제거한 일종의 기능성 제품이다.

글루텐은 밀·귀리·보리에 있는 단백질이다. 식감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성분이다. 밀을 쌀·옥수수 등으로 대체한 글루텐프리는 본래 인구의 약 1%가 앓는 만성 소화장애인 셀리악병(글루텐 소화 불능) 환자를 위한 식품이다. 환자들은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배가 부풀거나 통증이 있음을 호소한다. 셀리악병은 아니어도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두드러기·발진 등이 나는 사람은 글루텐프리 제품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밀은 식품 알레르기 주요 원인의 하나다.

다만 글루텐프리 제품이 체중 조절에 도움되는 건 아니다. 글루텐프리여도 주재료는 쌀·감자·옥수수와 같은 곡물이다. 한국인은 자칫 탄수화물 과잉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글루텐 제거로 쫄깃쫄깃한 식감과 풍미가 부족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첨가당·포화지방이 더 많이 들어가 결과적으로 열량이 더 높은 제품도 있다.

Tip

100mL당 5k㎉ 미만이면 ‘0’ 표기 가능

식품 표시 기준에 따르면 100mL당 5㎉ 미만은 ‘0’으로 표기할 수 있다. 탄수화물·당류·단백질·지방·포화지방은 100g당 0.5g 미만, 트랜스지방 0.2g 미만, 콜레스테롤 2㎎ 미만, 나트륨 5㎎ 미만도 0으로 표기한다. ‘함량 0’으로 적혀 있어도 열량 4㎉에 나트륨 4.9㎎이 함유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0’이라고 해서 방심하고 과다 섭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함유량이 전혀 없으면 ‘없음’ 또는 ‘-’로 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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