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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펫 공간 만들어라…치킨 브랜드까지 나선 ‘펫 프렌들리’ 실험 [비크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뜻으로 내는 조의금을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갔을 때도 내야 할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주제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황당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한편에선 "반려동물이 가족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조의금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렸다. 반려동물을 가족구성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 문화가 널리 퍼진 결과다.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에서 만난 반려견과 반려묘. 박이담 기자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에서 만난 반려견과 반려묘. 박이담 기자

유통업계에선 반려동물을 새로운 고객으로 여기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서비스와 공간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음료·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부터 유치원·호텔·미용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까지 등장했다.

유통가의 이런 변화는 지속적인 반려동물 시장 확장세 때문이다. K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52만 가구다. 전체 가구 수의 25.7%에 해당한다.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 역시 상당하다.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3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 가구의 월평균 반려동물 양육비용은 13만원이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며 지갑을 아낌없이 여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들의 방문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형태의 점포를 만드는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에 창가 양보...첫 펫 동반 매장 만든 스타벅스

지난 16일 스타벅스가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매장으로 만든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을 직접 찾았다. 이달 5일 문을 연 이곳은 2층을 아예 반려인과 반려동물과 함께 음료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펫 존(Pet Zone)’으로 꾸몄다. 입구엔 이곳에 대한 소개와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펫티켓'을 상세하게 정리해놨다.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물품과 가에, 아기자기한 공간 구성까지 전문 펫 카페에 못지않았다. 평일 오전이었는데도 사람과 강아지·고양이·토끼 등 반려동물로 매장은 이미 꽉 차 있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2층에 마련된 '펫 존(Pet Zone)' 입구. 박이담 기자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2층에 마련된 '펫 존(Pet Zone)' 입구. 박이담 기자

이곳은 반려인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개점 후 하루 평균 1200여 명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인기 비결은 매장 공간을 반려동물 중심으로 구성한 데 있다. 펫 존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창가는 테이블과 의자를 없애고 널찍한 개방형 라운지로 만들어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했다.

이날도 이곳에서 새로 사귄 친구와 장난치는 반려동물이 많았다. 그런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기 위해 연신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반려인의 웃음소리도 가득했다. 사람을 위한 자리는 오히려 벽 쪽에 마련했다. 카페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반려동물에게 양보한 셈이다. 놀다 지친 반려동물은 매장에 마련된 전용의자에 앉아 쉰다. 경기도 구리에서 반려견과 함께 온 온다혜(30)씨는 “반려동물 전용의자 덕분에 반려동물과 눈을 맞추며 음료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살린 놀이 공간과 포토존은 이곳의 인기 공간이다. 반려동물 키에 맞춰 축소한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바로 그것인데, 이곳 접수대에서 음료 주문을 받는 듯한 반려동물의 견생샷을 찍기 위해 긴 줄이 생길 정도였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펫 존에 설치된 반려동물 포토존에서 견생샷을 찍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의 모습. 박이담 기자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펫 존에 설치된 반려동물 포토존에서 견생샷을 찍는 반려동물과 반려인들의 모습. 박이담 기자

사회성이 부족한 반려동물과 이들의 주인은 개별 부스석을 노렸다. 개별 부스석은 낮은 유리벽으로 독립성을 줘 겁이 많거나 주인과 애착이 강해 다른 동물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반려동물이 반려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당초 부스석 이용은 2시간을 원칙으로 했지만, 이곳을 이용하려는 반려인이 많아 이날부터 한 시간으로 이용시간을 제한했다고 한다. 이날 무려 1시간을 기다려 반려견 '하루'와 부스석을 이용한 윤수민(27)씨는 “하루와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료도 마실 수 있어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했다.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펫 존에 있는 부스석. 박이담 기자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펫 존에 있는 부스석. 박이담 기자

이곳에선 반려동물을 위한 음식을 판매하진 않는다. 대신 ‘펫 캔틴 존’을 마련해 가져온 간식이나 물을 먹일 순 있다. 이외에도 반려동물의 대·소변을 처리하기 위한 배변 패드와 물티슈, 탈취제 등을 준비해놨다. 멀리서 오는 반려인을 위해 주차 공간도 널찍하게 확보했고, 주차장 2층과 매장 펫 존을 연결하는 통로를 마련해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유치원·호텔·미용실 한곳에 모은 BBQ

지난 달 문을 연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 박이담 기자

지난 달 문을 연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 박이담 기자

지난달 제너시스BBQ도 ‘피터펫’이라는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을 내놨다. 반려동물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한다는 '올인원(All in One)' 서비스 공간을 내세운다. 피터펫 논현점은 330.5㎡(약 100평) 규모로 반려동물을 위한 유치원·호텔·미용·스파에 레스토랑과 관련 용품 매장까지 갖췄다.

이들은 전문성을 갖춘 맨파워로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실제로 피터펫의 모든 직원은 반려동물 미용사, 행동 교정 전문가 등 반려동물 관련 경력이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곳의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 관련 개체학·유전학·질병학 등으로 구성한 내부 직원 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 내부 직원이 반려동물의 예절·사회성·어질리티(Agility·장애물을 통과하며 민첩성을 기르는 놀이) 등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호텔링과 미용 서비스까지 담당한다. 시설에도 아낌없이 투자해 반려견 호텔의 경우 방마다 개별 CCTV를 설치하고 산소공급시스템, 온·습도 조절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려견과 이곳을 방문한 양민엽(28)씨는 “지인 추천을 받고 방문했는데 확실히 직원들의 전문성이 느껴지고 시설도 쾌적하다”며 “다음번엔 반려견 미용하러 다시 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피터펫 대표는 “지금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콘텐트와 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공간이 없었다”면서 “시스템을 정비해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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