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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급했으니 선물 줘" 상사 요구에 우럭 50㎏ 보낸 공무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급으로 승진한 공무원이 인사 평가를 맡은 부서장의 요구를 받고 선물을 줬다가 뇌물공여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인천 옹진군청 공무원 A씨(47)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상급자에게 우럭 등을 뇌물로 건넨 인천 웅진군청 공무원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상급자에게 우럭 등을 뇌물로 건넨 인천 웅진군청 공무원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A씨는 2017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당시 상급자인 B씨(57)에게 4차례에 걸쳐 어획물 79㎏과 포도 5상자(총 175만원 상당)를 뇌물로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7년 A씨가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할 당시 인사 평정을 맡은 부서장이었다.

A씨는 B씨로부터 "진급했으니 상사에게 선물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얼마 뒤 A씨는 우럭 판매업자의 계좌번호를 전달받은 후 결제했다. A씨가 대신 결제한 우럭 50㎏의 가격은 105만원이었다.

3개월 뒤 A씨는 홍어 19㎏을, 이듬해에는 재차 우럭 10㎏을 B씨에게 선물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는 지난해 1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B씨는 2017∼2020년 옹진군청에서 근무할 당시 관할 섬 지역 어민과 수협 직원 등 23명으로부터 전복과 홍어 등 2800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153차례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그는 해양수산 보조금을 받게 해 주겠다며 어민들로부터 각종 수산물을 받아 챙긴 뒤 평소 자주 가던 횟집에서 이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일부는 지인들과 회식비로 썼다.

정 판사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의 법정 진술과 경찰 피의자신문 조서 등 증거를 보면 유죄로 인정된다"며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하루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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