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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해변 'BTS 포토존' 사라진다…"BTS 이름 쓰지마" 전국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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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삼척 맹방해변. [중앙포토]

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삼척 맹방해변. [중앙포토]

BTS 조형물 이번 주 철거할 듯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측이 동의 없이 활용한 지식재산권 사용을 못 하게 하자 BTS 관련 관광지가 있는 자치단체가 난감해하고 있다. 강원도 삼척·강릉시, 부산시 등이 BTS관련 조형물을 세웠다.

1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강원도 삼척시는 맹방해변 BTS 포토존에 설치돼 있던 조형물을 이번 주까지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앞서 BTS 소속사 측은 지난해 11월 삼척시에 저작물을 허락 없이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해당 문서엔 “장소안내 표지판·해수욕장 위에 설치된 조형물에 표시된 앨범의 컨셉트 이미지는 소속사 저작물로,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123조) 위반에 해당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맹방해변은 BTS ‘버터’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삼척시는 2021년 7월 맹방해변에 BTS 버터 앨범 재킷 콘셉트를 살려 촬영 당시 조형물을 복원했다.

방탄소년단 '봄날' 앨범 자켓 촬영지인 주문진 향호해변 버스정류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방탄소년단 '봄날' 앨범 자켓 촬영지인 주문진 향호해변 버스정류장. [사진 한국관광공사]

BTS 소속사 강경한 입장에 철거 결정 

앨범 재킷에 등장했던 파라솔과 선베드·비치발리볼대·서핑보드 등을 설치하자 BTS 팬클럽 아미(ARMY)를 비롯해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한국관광공사가 내비게이션·카드사 매출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강원권 중심 관광지 순위에서 맹방해변은 2020년 14위였는데 BTS 버터 앨범이 발매된 2021년 6위로 올랐다. 포토존 설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22년에는 3위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삼척시는 조형물을 남기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BTS 소속사 측과 협의했다. 하지만 소속사 요청에 결국 철거하기 결정했다. 삼척시 관계자는 “소속사 측과 촬영지 이름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의를 시도했는데 태도가 워낙 강경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릉시도 마찬가지다. 강릉 주문진엔 BTS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 버스 정류장은 2017년 발매한 ‘You never walk alone’의 앨범 커버를 촬영한 곳이다. 당시 BTS 소속사는 버스 정류장을 설치한 다음 촬영이 끝난 뒤 철거했다.

강릉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8년 6월 백사장 위에 새로운 버스 정류장을 세웠다. 아직 강릉시엔 BTS 소속사로부터 철거 요청이 오지 않은 상황이다. 강릉시는 삼척 맹방해변과 달리 BTS 상징 서체를 사용하지 않은 데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버스 정류장을 기념 차원에서 세운 만큼 지적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삼척 맹방해변. [중앙포토]

BTS 앨범 재킷 촬영지로 유명한 삼척 맹방해변. [중앙포토]

BTS 조형물 많은 부산시도 비상 

강릉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BTS 소속사 측으로부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 존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응은 BTS 성지인 부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부산시 남구가 오륙도에 설치한  BTS 포토존이 소속사 요청으로 철거된 적이 있다.

부산시 남구는 BTS 멤버이자 부산 출신인 지민이 오륙도를 방문한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면서 해당 장소에 문의가 빗발치자 2022년 6월 오륙도 선착장 인근에 야광 포토존을 만들었다. 하지만 설치 두 달 만에 소속사 측이 ‘아티스트 성명권과 BTS 로고 사용 중지 요청’ 공문을 보내자 포토존을 철거했다.

문제는 BTS와 관련된 포토존 등이 부산시 곳곳에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에 멤버 2명의 얼굴이 그려진 초대형 벽화가 있고 부산시민공원엔 포토존이 있다. BTS 소속사 측은 자치단체 등이 추진하는 사업에 소속 아티스트 초상과 성명 사용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어서 앞으로 BTS를 활용한 관광자원 조성사업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BTS 조형물이 지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는데 아쉽다”며 “공적 활용하는 것은 융통성 있게 대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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