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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애플 제친 MS…빅테크 패권 지각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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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빅테크 ‘왕좌의 게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모바일 시대 도래 후 애플에 밀렸던 PC 시대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다시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시가총액 1위 왕좌를 탈환했다. 글로벌 기술업계 패권이 PC에서 모바일을 거쳐 AI로 넘어가고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MS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 오른 388.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MS의 시총은 2조8870억 달러(약 3796조원)로 시총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애플은 0.2% 오르는 데 그치며 시총 2조8740억 달러(약 3779조원)로 근소한 차이지만 2위로 밀려났다. MS의 시총이 애플을 추월한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하루 전인 11일 MS는 장중 한때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 다만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애플이 다시 1위에 오른 채 장을 마감했다.

주식시장은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되는 시장이다. MS의 시총 왕좌 탈환은 기술 산업의 중심축이 모바일에서 AI로 넘어가고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뉴욕타임스(NYT)는 “(MS의 시총 1위 등극에 대해) 기술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낸다”고 진단했다.

MS는 지난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협업하면서 AI 시대 선두주자로 나섰다. 오픈AI에 누적 130억 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한 최대 주주다. 웹브라우저 ‘빙’부터 운영체제(OS), 오피스 소프트웨어(SW)까지 오픈AI 모델 기반 생성 AI ‘코파일럿’을 탑재했다.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사업을 쥐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자사의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에서 오픈AI 서비스를 제공하며 퍼블릭 클라우드 글로벌 1위 사업자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MS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AI 모델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 쓰는 ‘마이아 100’ 등 AI 반도체 칩도 자체 개발했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의 벽을 넘겼다. 하지만 생성 AI 분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자 주가는 뒷걸음질 쳤다. 애플 매출의 핵심이자, 모바일 시대를 연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아이폰도 올해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아이폰15 시리즈 중국 판매가 지난해 이례적으로 부진했으며, 최근에는 전년 대비 30%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AI가 기업가치를 가른 건 MS뿐만이 아니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도 최근 1년간 주가가 220% 오르며 시총 6위(1조 3540억달러)에 올랐다. 5위인 아마존(1조 5970억 달러)의 턱 끝까지 쫓아왔다.

앞으로도 변수는 AI다. 전장은 스마트폰, PC 등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연결 없이 단말 기기에서 바로 AI 작동이 가능한 것)가 가능한 하드웨어(HW)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PC 시대 강자인 MS는 AI를 더한 PC를 준비하고 있다. MS는 이달 말부터 윈도용 키보드에 ‘코파일럿’ 키를 추가한다. 윈도키처럼 누르면 바로 코파일럿 메뉴가 뜬다. 지난 4일 MS는 “2024년은 AI PC의 해가 될 것이며, 코파일럿 키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나올 서피스 노트북에도 코파일럿 키와 NPU(신경망처리장치)를 탑재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를 쓸 수 있게 한다. 앞서 MS는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 가능한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인 ‘파이2’를 개발한 바 있다.

애플이 원하는 것은 아이폰에 생성 AI가 작동하는 ‘AI폰’이다. 애플은 멀티모달 LLM ‘페렛’을 오픈소스 형태로 지난 10월 공개하고, 저성능 반도체에서도 LLM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 논문을 내기도 했다. 애플은 올 하반기 공개할 아이폰16 시리즈와 iOS 18 등에서 AI 기능을 구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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