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경비원 때려 기절시킨 고교생…경찰은 '사건 종결' 왜

노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10대 남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0대들이 60대 경비원을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경비원은 학생들의 처벌을 원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12일 0시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10대 A군이 건물 경비원인 70대 남성 B씨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전날부터 A군이 격투기 하듯 B씨를 폭행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검은 옷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A군이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B씨에게 허리 태클을 시도해 넘어뜨린 후 축구공을 차듯 발길질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B씨가 일어나려고 하자 얼굴을 발로 차 다시 넘어뜨렸다. 그는 반항해보지만,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았다. 마지막 발차기를 맞은 후엔 정신을 잃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영상에서 A군의 친구로 보이는 여성의 웃음소리와 "대박" 등의 소리가 들렸는데 싸움을 말리지는 않았다.

노인을 무차별 폭행하는 10대 남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널리 알려달라" "친구가 노인을 폭행하는데 말리지 않고 촬영하는 친구도 문제" "부모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때리냐" "부모가 없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10대 남성이 노인을 폭행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네티즌은 "가해 학생이 '아파트 내에서 실내흡연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는 노인에게 격분해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이 퍼지며 네티즌들은 해당 10대 남성에 대한 신상털기에 나섰다. 일부 네티즌은 폭행 장소가 경기도의 한 상가 건물이라고 추정했다. 폭행한 10대를 아는 듯한 네티즌은 그의 거주지와 이름, 학교 등까지 공개했다.

한편 경찰은 영상을 본 시민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B씨는 A군에게 사과받았다며 폭행 사건 접수를 하지 않았다.

B씨는 "(A군이) 자신에게 사과했고, 다시 사과할 예정"이라며 "학생의 처벌을 전혀 원치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폭행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했다"며 "추후 사건 접수 안내를 하고 나서 현장 종결했다"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