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열린 세종보 수문, 5월 담수
세종보(洑)가 수문을 연 지 6년 만에 정상화한다. 고장 난 가동보를 세워 강물을 채우고, 보 앞을 가로막은 퇴적토와 수목을 걷어내 담수량을 늘린다. 문재인 정부 때 해체와 상시개방 결정으로 존폐 갈림길에 섰던 4대강 다른 보도, 수위를 높이는 등 탄력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금강에 설치된 세종보·공주보·백제보 수문 정비와 소수력발전 설비 점검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오는 5월 정상 가동한다. 영산강 승촌보·죽산보는 수위를 높인다. 이전보다 한계 수위를 1.5~2m 더 높인다. 수위를 높이면 보 담수량과 비례해 지하수량이 증가해 주변 농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올해 정상화하는 금강·영산강 보 5개는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완전·부분 해체와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앞서 환경·생태 복원을 이유로 수문을 개방한 기간까지 고려하면 이들 보는 2년~6년 동안 담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7월 “금강·영산강 보 해체·개방 결정이 비과학적으로 이뤄졌다”는 취지로 감사결과를 내놓으면서, 보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강 명소화 탄력…보트·수륙양용 카트 운행
이 가운데 도심에 있는 세종보는 고정보(125m)와 가동보(223m)가 설치된 다기능 보다. 2018년 가동보 3개를 연 뒤 줄곧 개방했다. 환경부는 30억원을 들여 가동보를 고치고 있다. 유압 실린더와 배관 등 손상된 설비를 보수하거나 교체한다. 환경부 물관리총괄과 정혜윤 서기관은 “오랫동안 눕혀졌던 가동보를 세워서 물을 가둘 수 있게 정비하고 있다”며 “3월까지 수문 수리를 마치고, 4월 시운전, 5월 정상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보에 달린 소수력발전소도 다음 달 분해·점검 등 정비를 한 다음 5월 말 가동한다. 이 발전소는 연간 7700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9300㎿h(메가와트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세종시는 2월 말까지 보 상류 500m, 하류 300m 구간에서 수목을 정비하고 임목 폐기물 292t을 처리한다. 강물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섬처럼 쌓인 토사를 평탄화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세종보에 물을 가두면 현재 8.6m인 수위가 11.8m까지 상승한다. 세종시는 보 담수를 계기로 금강 일원을 명소화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응다리 양편에 있는 선착장 2곳을 활용해 도선(渡船)을 운항하거나, 수상 레저용 보트를 띄울 계획이다. 금강~중앙공원~수목원을 왕복하는 수륙양용 카트 운행도 고려하고 있다. 윤봉진 세종시 물관리과장은 “물을 가둬놓으면 나무가 썩기 때문에 수질악화에 대비해 정비 공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공주보·백제보 수력발전 재개…수위 1.4~5m 상승
공주보와 백제보에 있는 소수력발전도 재개한다. 수력발전시설 앞에 쌓인 토사를 제거한 뒤 발전 장비 분해, 안전점검 등을 거쳐 5월께 발전소를 가동한다. 수문 활용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보를 제외한 나머지 보 4곳은 지역 축제 개최나 갈수기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한시적으로 물을 채웠다.
2022년까지 보에 물을 가득 채우는 관리 수위보다 1.4~5m 낮은 고정 수위를 유지했다. 담수량이 적다 보니 보 주변 지하수를 사용하는 수막 재배시설 농가가 가뭄 시기 어려움을 겪었다. 탄력운영 수위는 보 기능을 최대로 높이는 관리수위를 한계로 정했다. 탄력운영 수위는 공주보가 3.7~8.75m, 백제보 2.8~4.2m, 승촌보 5.5~7.5m, 죽산보 1.5~3.5m다. 박병언 환경부 물관리총괄과장은 “이수(利水)와 치수(治水), 환경적인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대강 보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