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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만서 미 유조선 나포”…홍해 이어 호르무즈 긴장 고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이란이 11일(현지시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이란 해군이 오늘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며 “이는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로, 전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해상무역작전부(UKMTO)는 이날 상황이 이른 아침 오만과 이란 사이의 해역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해사보안업체 앰브레이는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에 6명의 군복 차림 남성이 승선했고, 이들은 곧바로 감시 카메라를 가렸다”며 선박자동식별장치(AIS)도 꺼졌다고 전했다. 이 선박은 튀르키예 정유업체 알리아가로 운송할 석유를 싣기 위해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상에 정박했다가 이후 방향을 바꿔 이란의 반다르 에-자스크로 향했다.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운용하는 그리스 선사인 엠파이어 내비게이션은 이 배에 그리스인 1명과 필리핀인 18명 등 모두 19명이 승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뒤 예멘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30차례 가까이 공격, 위협했다. 이란이 헤즈볼라 지휘관 폭사, 시리아 친이란 시설 폭격 등에 대해 강경 대응을 경고한 만큼 이번 나포가 보복의 일환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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