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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조' 돈 되는 우주전쟁…한국판 나사 300명 참전한다 [팩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 우주항공청이 오는 5월 경남 사천에 신설된다. 국가 주도 연구개발인 ‘올드 스페이스’를 벗어나 민간 기업·전문가가 함께하는 ‘뉴 스페이스’ 산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가결됐다. 그간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등에 쪼개져 있던 우주산업 관련 정책이 앞으로는 과학기술정통부 산하 우주항공청(차관급)으로 일원화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우주 산업 육성’을 내걸었고, 지난해 4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는 ‘한미우주동맹’을 따로 체결할 정도로 우주 산업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시험 발사체 '한빛-TLV'가 지난해 3월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발사됐다. 이전과 달리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을 '뉴(new) 스페이스'라 부른다. 연합뉴스

국내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시험 발사체 '한빛-TLV'가 지난해 3월 브라질 공군 산하 알칸타라 우주센터(CLA)에서 발사됐다. 이전과 달리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산업을 '뉴(new) 스페이스'라 부른다. 연합뉴스

이게 왜 중요해

우주 산업은 미래 성장 산업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 산업 규모는 2020년 480조 원에서 2030년 735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 하지만 국내에는 전담 기관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 선진국 20개국(G20) 중 전담기관이 없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혀도 70개 이상 국가에 우주 전담기구가 있다. 현재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1% 남짓이다.

우주항공청, 어떻게 구성되나

우주항공청은 300명 규모 조직으로 출범한다. 1만 7000여 명인 NASA는 물론 1600명 수준인 일본보다 적은 숫자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소수 정예로 출범하고 사업을 진척하면서 예산과 인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우주항공 전문가를 두루 모으기 위해 공무원 조직 인사 규제도 대거 풀었다. 외국인이나 복수 국적자를 임용할 수 있게 하고 연봉 상한선을 없앴다. 또, 임기제 공무원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보유했더라도 매각 의무 없이 심의를 거쳐 계속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특례도 뒀다.

최근 우주 산업 트렌드는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정부와 민간이 유연하게 협업하며 만들어가는 생태계로 넘어가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초대 우주항공청장은 공무원이 아닌 외부 민간 인력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세금으로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돈이 되는 우주 시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일련의 산업군을 육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래픽 신재민 기자

그래픽 신재민 기자

뭐가 달라지나 

정부는 경남(우주항공청,위성특구), 대전(항공우주연구원,연구특구), 전남(발사체특구) 등 ‘3각 클러스터’를 핵심축으로 삼아 2032년엔 무인 달 탐사선을 쏠 계획이다.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 관계자는 “우주청이 목표를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총괄하면 항공우주연구원이 실제 개발을 수행하고, 전남에서 발사하는 식으로 3곳에서 각자 특화된 기능으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인 달 탐사선 프로젝트는 직접 달 표면에 착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2022년 달 주위를 도는 탐사선(다누리)을 발사한 적 있다. 전인수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불가능해 보였던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하면서 쌓일 국민의 자부심, 과학적 데이터는 국가적 자산"이라며 "왜 막대한 세금을 들여 우주로 탐사선을 쏴야 하는지, 한국 우주항공청만의 목표는 무엇인지 여론을 설득하고 동의를 끌어내는 작업이 필수”라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한편, 8일(현지시간) 미국 최초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을 발사한 우주탐사 기업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는 임무 실패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스트로보틱 측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로켓 추진계통 이상에 따라 치명적인 연료 손실이 발생했다”며 “현 단계에서 대체 가능한 임무가 무엇인지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23일 예정된 페레그린의 달 착륙 일정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착륙선에는 NASA 측정 장비와 미 카네기멜론 대학의 소형 탐사로봇 등 20개 우주 기구가 탑재됐다. 페레그린은 1972년 12월 마지막 유인 탐사선인 아폴로 17호 이후 51년 만의 미국의 달 표면 탐사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