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킬 재산 있어야 애국심 생겨…보수가 약자 품어야" [정치의 재구성, 댓글을 말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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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의 바람직한 미래를 모색해온 여야 정치인들의 구상을 들어보는 '박성민 정치의 재구성'을 시작했습니다. 첫 인터뷰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인공이었는데, 반응이 뜨겁습니다. 기사 댓글로 여러 질문을 물어온 독자를 위해 오 시장을 영상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영상은 지난 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촬영했습니다.

"국민 절반 나라 뒤집어지기 원해"발언 화제 #"'해결사형'리더십 원하는 이 많은 현실 지적" #"기본욕구 해결, 존엄성 살리는 리더십이 진짜" #"노동 배려 당연, 기업 재투자분 빼고 분배해야" #"늘공들 반대 뚫고 명동 버스 안내판 원상복구"

오 시장은 인터뷰에서 여당이 수도권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는 "양극화로 인한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수 정부가 약자를 품어야만 해법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 절반이 나라 뒤집어지기를 바라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이런 민심을 직시해 '약자와의 동행'에 힘써왔다고 강조했다. 양극화 해법으로 경제의 총량을 키워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업과 기술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한민국은 이 정도면 충분히 잘 사는 나라"라며 오 시장이 '보수'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과 "기업을 중시해 노동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이런 댓글에 오 시장은 어떤 답을 했을지 기사와 영상으로 소개한다.

박성민 정치의 재구성 오세훈 인터뷰

"국민 절반이 이놈의 세상 뒤집어졌으면 한다"는 언급이 충격적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과격하다"(oniv****)는 의견도 있었다.  
 "많은 분들이 대선 끝나고 나서 '놀랐다'고 하더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범죄 혐의가 농후한데 어떻게 간발의 차이로 대선의 승부가 날 수 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아 이런 설명을 하게 된 거다. 세상에 대해 증오에 가까운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해결사' 같은 리더십을 바란다는 뜻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6·25 때 나라를 지켜냈는데 이는 토지개혁으로 내 땅을 갖게 된 민중이 목숨 걸고 싸운 게 바탕이 됐다. 지킬 재산이 있을 때 애국심도 배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약자를 보듬어 통합된 힘을 창출하지 않으면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워진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거다."
"강남 빼고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깊다"는 언급도 화제였다. "우리나라 이 정도면 다 잘 사는 거다. 남 잘되는 거 못 보는 근성이 잘못된 것"(kra0****)이란 지적이 있었는데
 "서울에 20평대 아파트 한 채만 있으면 상위 30%에 들어간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그렇게 느끼나?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정도 있는 사람들도 본인이 중산층 정도라고 느낄 거고 강남 이외 지역 아파트 한 채 가진 분들은 본인이 중산층에 겨우 들어가 있을 거라 느낄 거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훨씬 상위에 있다. 그런데 한국인의 특징은 경쟁심이 매우 강하고 자신의 경제상태를 아주 낮춰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더 잘 살아야 하고 더 돈 많이 벌어야 하고 내가 집이 한 채 생기면 자식들도 한 채 해주고 싶은 게 부모들 마음이잖나. 그런 걸 자연스럽게 말씀드린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해법으로 '격차 해소'를 제언했다.
 "격차 해소 문제는 우파 정당이든 좌파 정당이든 다 얘기를 한다. 그런데 좌파 정당은 그 해법이 (기존에) 있는 걸 갖고 나눠주겠다는 거다. 그거는 절대 해법이 될 수가 없다. 이렇게 말하는 건 멋쩍지만, 보수가 유능하다. 인간의 본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가진 이기심, 욕망을 꽃피우게 해 부를 창출하는 땔감으로 쓰게 하느냐가 정치의 기술이다."
보수 정치인으로 약자 동행을 강조하는 정치관을 갖게된 배경은? 댓글을 보면 그런 가치관에 100% 공감한다는 의견(actv****) 도 있지만 오 시장의 정체성이 '자유 보수'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enver****)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아프리카, 중남미에 각각 6개월 봉사 개념으로 가 있었는데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신발이 없어 맨발로 학교에 가야 하는 수준의 상태에서는 인권이라는 건 무의미하다는 거다. 신발 신고 학교 갈 수 있고 식사할 수 있어야 인권이 보장되는 거다. 좌파들이 흔히 이상적인 인권 얘기를 하잖나. 경제적으로 기본적인 걸 해결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게 해드리는 게 가장 큰 인권이다. 요즘 너무 배부른 좌파들이 많다." 
그런 해법은 시간이 걸린다. 당장 있는 것부터 나눠주자는 주장이 먹히지 않나?
 "있는 것 나눠주는 게 반복되면 나라가 거덜 난다. 그런 수법 통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결국엔 곳간이 빈다. 황금알 낳는 거위 배를 가르면 희망이 없다. 속는 것도 한두 번이다."
오 시장의 경제관에 노동에 대한 배려는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노동을 우습게 아는가"는 댓글(hukk****)도 있었다,  
 " '약자와의 동행'을 주장하는 사람이 노동의 가치를 가볍게 보겠는가.1970~80년대에는 기업에 축적된 자본이 노동자들에게 충분히 배분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만 당시에는 국민이 어느 정도 동의를 했다. 평생직장 개념이 있어서였다.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 일생에 서너번은 직장을 바꾸는 게 당연해졌다. 더는 그런 방식이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내가 일한 기업에서 전년도에 생긴 이익은 나한테 배분돼야 한다는 사고 체계가 생겼는데, 그런 변화를 기업도 이해하고 따라가야 옳다." 
그럼 기업이 창출한 부에서 노동은 어느 정도의 몫을 가져가는 게 적당한가? 
 "재투자를 위한 재원 이외에는 (노동에) 배분해야 하는 거 아니겠나?"
기업이 재투자 지분을 과도하게 많이 설정해 노동이 손해를 볼 수도 있지 않나? 
  "일본 소니를 우리 삼성전자가 따라가기 힘든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 그런 회사(일본 기업)들은 속된 표현으로 비실비실하고 삼성전자가 우뚝 섰다. 오너가 있는 기업의 장점이 극대화된 사례다. 회사가 당장 숨넘어갈 정도로 어렵더라도 반도체에 투자하는 과감한 결단이 오너 기업 아니었으면 가능했을까?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과 30~50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하는 최첨단 기업은 투자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규제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 쓸데없는 규제 없애고 인재들이 뛰어노는 장을 만들어달라 (rudq****)는 의견이 있었는데 
 "규제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어떤 이유에서건 일리가 있는 규제였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규제를 옹호하는 사람 같아 보이지만 그런 오해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 데 '늘공'(직업 공무원)들은 한계가 있다. 하던 대로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국민의 표를 받고 리더의 위치에 오르는 '어공(정치인 출신 공무원)'들은 민심에 민감하다. 그제 명동에 버스 표지판을 일정 간격으로 세워 안전을 증진하는 시도를 했는데 오히려 교통 대란이 빚어져 비판받은 일이 있었다. 이럴 때 공무원들은 고집스럽다. 안전을 위한 결정이니 다소 비난이 있어도 밀어붙여야 한다고 날 설득한다. 그러나 나 같은 '어공'은 현실을 중시하기에 아무리 정책의 의도가 좋아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대안을 찾으려한다. 그래서 서둘러 원상 복귀시키고 시민에 사과한 것이다. 그런 만큼 공무원(늘공)들은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규제의 문제점을 바로 감을 잡아, 없앨 것은 없애야 한다."
이태원 참사 해법은 어떻게 보나?
 "참사의 특성상 순식간에 일어나고 끝나, 사후 조치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사후에조차 관계기관 간에 협조가 안 돼 우왕좌왕했다는 거다. 그 점에 대해 반성하고 사후 매뉴얼을 마련했다. 안전에는 조금 낭비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과도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가치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본다." 
'검증된 지도자'지만 정치인 지지율 조사에서는 저평가 당한다는 지적(chod****)이 있다. 
 "항상 신상품이 각광받는 법이다. 나도 그런 과분한 평가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건 민주주의를 채택한 나라의 리스크다. 그렇기에  지도자를 선택해 놓고 잘못 뽑았나 하며 혼란을 겪는 일들이 반복된다. 민주주의 국가는 공통으로 겪는 현상인데 우리나라도 민주주의 성숙 단계라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다."
차기 대선 1년 전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니 거취에 대한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 
 "내가 1기 시장을 한 뒤 서울시를 넘겨받은 후임자(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불신이 있다. 누가 봐도 꼭 필요한 일을 해놨는데 후임 시장이 전부 중단시키고 폄하한 것이 아픈 기억이다. 그래서 시장직에 더 애착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으로 시작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왜 정치를 하는가 
"평범한 분들이 보다 잘 살고 싶은 욕구, 즉 인간의 이기심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드리느냐가 번영의 원리라고 본다. 이런 번영관이 작동되는 사회를 만드는 게 정치 리더십이란 말로 답변을 드리겠다. 시민 여러분, 어려운 한 해를 보내셨는데 올해는 청룡의 기운을 받아서 심기일전하고 원하시는 바 다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강찬호 논설위원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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