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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일 또 '10㎝ 눈폭탄'…폭설 드문 서울에 이례적 현상,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지난달 30일 오후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지난달 30일 오후 관광객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에 최대 10㎝가 넘는 많은 눈이 내려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눈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전 6시부터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남 북부 서해안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 그 밖의 중부 지방과 전라권, 경상 서부 내륙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밤에도 전국에 눈 또는 진눈깨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눈 구름대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10일에는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다 그칠 전망이다.

예상 적설은 서울·인천·경기 서해안이 3~8㎝(많은 곳 10㎝ 이상), 경기 내륙과 경북 북부·남서 내륙은 5~10㎝(많은 곳 15㎝ 이상)이다. 강원 내륙과 충북 북부 내륙은 5~15㎝(강원 많은 곳 20㎝ 이상), 그 밖의 충청 내륙 지역과 전북 동부 내륙은 3~8㎝(많은 곳 1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려 쌓일 전망이다. 제주도 산지는 3~8㎝, 그 밖의 전라권과 경상권은 1~5㎝의 적설이 예상된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다. 뉴스1

7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여 있다. 뉴스1

이번 눈구름은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가운데 수증기를 다량으로 머금은 저기압이 서해상에서 한반도 중부 지역으로 진입하면서 만들어졌다. 특히 서울 지역은 지표면과 눈구름 사이의 대기 전체가 영하권을 유지해, 눈이 내리며 녹는 현상은 없을 전망이다. 서울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함박눈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 충청권이나 남부 지역은 지표면 기온이 영상권이라 눈이 떨어지면서 녹거나 진눈깨비가 내릴 수 있다.

지형적 이유로 폭설 드문 서울…“엘니뇨로 폭설 잦아진 듯”  

서울은 폭설이 쉽게 오지 않는 지형적 특성을 타고났지만, 올겨울은 유독 대설 주의보가 자주 내려질 정도로 큰 눈이 잦다. 지난해 12월 30일에 적설 12.2㎝의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고, 소한이었던 지난 6일 밤에도 순식간에 적설 6㎝를 기록할 정도로 기습적 폭설이 쏟아졌다.

여기에 9일에도 10㎝ 이상의 적설이 관측된다면 서울에서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총 30㎝의 눈이 내린 셈이 된다. 이전까지 서울에는 하루 동안 1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린 경우는 있었지만, 적설 5㎝ 이상의 대설을 몰고 온 눈구름이 열흘 사이 세 번 나타난 건 매우 드문 일이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10년 동안 적설 5㎝ 이상의 눈이 내린 날이 많지 않다. 한 해에 1번에서 2번 내리거나 아예 큰 눈이 내리지 않은 겨울도 네 번 있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일반적으로 서울에 오는 눈구름은 옹진반도(황해도)를 지나며 약해지기 때문에 폭설이 내리기 어려운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에 폭설이 내리는 경우는, 서해 상에서 저기압이 발달할 때인데 최근 연달아 내린 폭설이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로 올겨울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기 때문에 서해에서 저기압이 잘 발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현재 한반도 주변 수온이 높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다가 기습적으로 폭설이나 한파가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눈이 내리고 난 뒤 기온이 하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로 살얼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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