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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한국축구 생각하면 아시안컵 우승해선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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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의 부친인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게 한국 축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의 부친인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게 한국 축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의 우승을 간절히 바라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번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선 안 됩니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 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손웅정 감독은 지난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냉정히 말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번에 (아시안컵 본선에서) 우승해선 안 된다”며 우승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에 우려를 표시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이강인(23·파리생제르맹) 등 월드클래스 선수를 여러 명 보유해 역대 최강팀으로 꼽힌다.

그러나 손웅정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과의 수준 차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수 개인 기량의 총합에서) 한국은 일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지난 64년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나를 포함한 우리 축구인이 반성해야 한다. 실력과 투자 등 모든 면에서 일본에 뒤지는 상황에서 우승하는 게 오히려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의 두 날개이자 가장 큰 라이벌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는 함께 16강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다수의 해외 전문가는 일본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는다. 지난 64년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치른 6차례의 아시안컵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르고 한 차례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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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우승을 간절히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에 도취해 (변화를 등한시한 채) 얼마나 또 우려먹겠나. 그러다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텅 빈 실력으로 어떻게 일본을 한 번 앞선다고 해도 그건 자신을 속이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감독은 “여전히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를 질문을 받고는 “토씨 하나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써 달라. 흥민이는 절대로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호 골, 유럽 리그 통산 200호 골을 잇달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12골을 터뜨리며 득점 랭킹 최상위권(3위)을 질주 중이다. 그러나 손 감독은 아들에 대해 ‘월드클래스에 도달하진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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