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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고양이 홀릭, 집사들 오픈런 하게 만든 신묘한 마케팅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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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고양이 경제가 일본 못지 않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고양이 경제가 일본 못지 않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로컬 햄버거 브랜드 타쓰팅(塔斯汀), 중국 밀크티 브랜드 패왕차희(霸王茶姬), 맥도날드 등 많은 기업이 고양이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건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 11월 15일부터 19일까지 고양이 집(숨숨집) 세트 구매 시 버거와 함께 숨숨집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매일 판매 시작과 동시에 한정수량 50만 개가 매진됐다고 한다.

단지 사은품 하나가 더 추가되었을 뿐인데, 뜻밖에도 해당 세트 제품은 ‘오픈런’을 유발하는 주체가 됐다. 

맥도날드 숨숨집 세트를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숨숨집.

맥도날드 숨숨집 세트를 구매하면 받을 수 있는 숨숨집.

타쓰팅은 웨이보 공식 홈페이지에 12월 1일부터 7일, 매일 오전 10시부터 23시 59분까지 메이퇀 와이마이(美團外賣·중국 배달 앱)에서 ‘고양이와 함께하는 다(多)인 세트’예약 주문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소비자들은 타쓰팅의 이벤트에 큰 관심을 보였고 타쓰팅 숨숨집 사진을 샤오훙수(小紅書·중국 SNS 플랫폼)에 올려 인증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타쓰팅 숨숨집 사진을 샤오훙수(小紅書·중국 SNS 플랫폼)에 올려 인증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타쓰팅 숨숨집 사진을 샤오훙수(小紅書·중국 SNS 플랫폼)에 올려 인증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는 고양이 관련 상품이 유난히 많이 나왔다. 출시 때마다 반응도 뜨거웠다.

2019년 스타벅스는 고양이 발바닥 컵을 출시했는데, 정상 판매가가 199위안(약 3만 6000원)인 이 컵은 온라인상에서 최대 1500위안(약 27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판매됐다.

2019년 중국 스타벅스에서 출시한 고양이 발바닥 컵은 온라인 상에서 최대 1500위안(약 27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판매됐다.

2019년 중국 스타벅스에서 출시한 고양이 발바닥 컵은 온라인 상에서 최대 1500위안(약 27만원)까지 오른 가격에 판매됐다.

지난 7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옌쉬안(網易嚴選)은 ‘도시 삼림 계획’을 발표하며 택배 상자를 고양이 둥지 모양으로 만들었다. 길고양이들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이 택배 상자를 뜯은 뒤, 상자를 동네에 놔둘 것을 장려했다.

지난 7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옌쉬안(網易嚴選)은 길고양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택배 상자를 동네에 놔둘 것을 장려했다.

지난 7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왕이옌쉬안(網易嚴選)은 길고양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택배 상자를 동네에 놔둘 것을 장려했다.

사실 고양이를 가장 깊게 탐구하는 곳은 일본이다. 고양이 경제학(네코노믹스: 일본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와 ‘이코노믹스’를 결합한 신조어)이라는 단어의 탄생지가 일본인 것만 봐도 대충 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도 고양이 경제는 일본 못지않은 잠재력을 보인다.

고양이의 인기, 중국에서 어느 정도길래? 

아시아 반려동물 연구소에서 발표한 “2023 중국 반려동물 산업 청서(《2023中國寵物行業藍皮書》)”에 따르면 2023년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70%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6%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사람은 작년보다 9% 감소한 44%다. 티몰에서 최근 3년간 판매된 고양이 사료의 연평균 성장률은 12.1%지만, 강아지 사료는 10.6%다. 즉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수가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 수를 앞질렀으며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그 격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강아지는 안 되나? 왜 하필 고양이인가? 

고양이의 인기는 오늘날 현대인이 살아가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50.2%는 25세에서 34세 사이라고 한다. 그들 대부분은 중국 1선 도시와 신1선 도시에 살고 있으며 바쁘고, 혼자 생활하며 야근이 잦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환경은 반려동물을 기르고 싶다는 마음을 유발한다. 그렇다면 어떤 동물이 좋을까? 강아지는 산책을 자주 데리고 나가야 한다. 그에 반해 고양이는 독립적이다. 며칠 집에 혼자 두어도 큰 문제가 없다. 또한 개 짖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점도 무시하기 힘들다. 따라서 고양이가 젊은이들이 키우기에 더 적합한 반려동물이 됐다.

고양이가 중국에서 갖는 의미도 절대 가볍지 않다. 중국 화하 문명의 호랑이 토템 문화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문화(雅文化)에서 호랑이는 민족 토템의 하나로서 화하 문명을 대표하며 일찍부터 용과 비교되었다. 중국 민속 문화에 큰 고양이로서 호랑이가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수호전(水滸傳)에는 호랑이를 별명으로 하는 인물이 수십 명에 이른다. 또한 중국의 고전 명작인 칠협오의(七俠五義) 속 잔자오(展昭·Zhan Zhao)라는 인물은 빠른 움직임 덕에 ‘왕실 고양이’라는 칭호를 부여받는 등 오래전부터 고양이는 중국인에게 아주 긍정적인 동물이었다.

중국은 어떻게 고양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나?

첫째, 젊은이가 추구하는 미학에 부합하며 젊은 소비자 그룹을 유지할 기회를 잡았다.

현대 브랜드 마케팅은 사용자 중심이다. 브랜드가 펫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브랜드 타깃이 펫 경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웨이보(微博·중국 소셜미디어) 자료에 따르면 90허우(90後·1990년 이후 출생자)와 95허우(95後·1995년~1999년 출생자)의 79%가 귀여운 반려동물 콘텐츠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이 수치는 다른 연령대를 훨씬 앞선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랜드가 타깃, 더 나아가 미래 소비자 시장을 확보하려면 진정으로 '인간 중심’이어야 한다. 90허우, 95허우의 반려동물에 대한 각별한 관심, 반려동물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은 브랜드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이는 기본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자 브랜드가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요한 이유다.

둘째, 펫 마케팅의 사회화를 통해 젊은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사회화 중에는 ‘공감적 사회화’라는 것이 있다. 공감적 사회화는 특정 정서적 경험을 얻기 위해 공통 관심사, 생활 습관, 소비 습관을 지닌 그룹이 함께 모여 만든 사회적 행동으로 브랜드 마케팅은 보통 공감적 사회화를 활용한다. 고양이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는 새로운 사교 방법을 통해 브랜드는 펫 마케팅을 사회화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습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고양이를 자랑할 수 있는 적당한 타이밍을 제시했고 덩달아 브랜드의 목소리까지 높였다.

셋째, 사이드를 공략했다.

갖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귀엽고 참신한 굿즈와 상품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 대기업인 맥도날드는 이전에도 세트를 구매하면 종이로 된 햄버거 고양이 집을 받을 수 있는 포장 마케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고양이 숨숨집 세트를 출시해 고객과 반려동물에 따뜻하고 재미있는 배달 경험을 선사했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디자인 같지만, 고객과 브랜드를 색다르게 연결한 창의성은 새롭고 흥미롭다. 이는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펫 마케팅’으로 이어져 고객들의 호감을 얻었다.

맥도날드는 이전에 세트를 구매하면 종이로 된 햄버거 고양이 집을 받을 수 있는 포장 마케팅을 진행했다.

맥도날드는 이전에 세트를 구매하면 종이로 된 햄버거 고양이 집을 받을 수 있는 포장 마케팅을 진행했다.

앞으로 고양이 홀릭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 

고양이 집사들이 원하는 작은 요구에서부터 출발해 반려동물 산업에 접근할 수 있다. 기타 소비재 측면에서도 동적인 고양이 요소를 사용하여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포괄적인 제품 컨셉을 내세우는 것보다 틈새 공략이 소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경우가 많다. 그 틈을 정확히 찾으면 큰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고양이가 바로 그 예다. 고양이 요소는 많은 젊은이를 홀리며 점점 더 중요한 마케팅 도구가 되고 있다.

박지후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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