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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구속…“역사적 사명감 갖고 한 일” 8쪽 변명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가운데)가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가운데)가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김모(67)씨가 “(이 대표 피습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라는 취지의 말을 자신의 ‘변명문’에 적었던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그동안은 범행 동기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해 처음으로 김씨의 입장이 확인된 셈이다.

김씨는 이날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법원으로 이송된 후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에 8쪽짜리 변명문을 냈다. 그걸 참고해 달라”고 했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이 변명문에는 “(이 대표 피습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한 일”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이 변명문을 경찰에 제출했다고 표현했으나, 범행 당시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사정을 고려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있을 때 김씨는 밥을 잘 먹는 편이었고, 책을 읽고 싶다며 도서 목록 중 『삼국지』를 골라 읽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하루 전날인 지난 1일 주거지인 충남 아산에서 KTX를 타고 부산에 왔다. 이후 강서구 대항전망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등 이튿날 이 대표 방문 예정지와 가까운 곳을 다녔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지난해 중순께 온라인에서 샀고, 이 무렵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이 대표를 따라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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