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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속목정맥 60% 잘려, 경험많은 혈관의사 필요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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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경과와 회복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술 경과와 회복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해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술 후 순조롭게 회복 중이라고 병원 측이 4일 밝혔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순조롭게 회복 중이나 외상 특성상 추가 감염이나 수술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왼쪽 목에 1.4㎝ 자상으로 근육 내 동맥이 잘려 많은 피떡이 고여 있었다고 한다. “내경정맥 앞부분이 60% 정도 예리하게 잘려 있었다”는 게 민 교수 설명이다. 다행히 동맥이나 주위 뇌신경·식도·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피습 후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 대표는 지난 2일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측은 2일 오후 4시20분부터 1시간40분 동안 이 대표의 수술을 진행했으며,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를 세척한 뒤 찢어진 속목정맥을 봉합하고 혈관 재건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대병원 측은 이 대표가 이송된 배경에 대해 “속목정맥(내경정맥) 손상에 따라 부산대병원과 협의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민 교수는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병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병원이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수술 난도가 높은 중증 외상환자를 다수 치료해 오고 있다”고도 했다.

서울대병원은 이 대표 입원 직후 브리핑을 예고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오해나 억측을 막기 위해 의료진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병원 측은 “법리 자문 결과 환자 동의 없이 할 수 없었고, 외상환자 특성상 안정이 최우선이라 브리핑하지 못했다”며 “이 대표가 회복 후 동의해 언론 브리핑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이송 배경을 두고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부산대-서울대병원 간 협의가 이뤄진 이유가 이 대표 측의 이송 요구 때문인데, 부산대병원에 충분히 치료 역량이 있음에도 상경 치료를 고집하는 것이 부적절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대병원은 실제로 응급수술 준비를 했었다. 이 대표 도착 당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등을 통해 ‘경정맥 관통손상으로 응급수술 필요’라는 진단을 내렸다. 내경정맥 손상으로 수술 중 출혈이 우려돼 수혈용 혈액 신청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이 이송을 요구하면서 혈액을 이송 헬기에 실어 보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021~2022년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한 곳이다.

부산시의사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환자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지역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국가 외상응급의료체계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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