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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러 배후로 미·이스라엘 지목…“중동전 확률 두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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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동남부 케르만의 ‘순교자 묘지’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4주기 추념식 도중 발생한 폭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 [AF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동남부 케르만의 ‘순교자 묘지’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4주기 추념식 도중 발생한 폭발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 [AFP=연합뉴스]

지난 3일 이란에서 최소 84명의 사망자를 낸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은 테러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응징을 예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사악하고 범죄적인 이란의 적들이 또 재앙을 일으켰다”며 “이런 재앙은 반드시 강경한 대응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이는 신의 뜻”이라고 밝혔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에 경고한다”며 “당신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잠시디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이번 테러의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20년 미국에 의해 암살당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이 지난 3일 케르만 지역에서 열리던 도중 두 개의 폭탄이 터져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284명이 다쳤다.

하지만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번 일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없다”며 “(이스라엘의 연루설도)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익명으로 진행한 브리핑에서 “이번 폭발은 테러 공격이자 과거에 보았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행동 양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S는 2018년 이란 혁명수비대 행진을 겨냥한 공격 당시 배후를 자처하는 등 그간 여러 차례 이란을 공격해 왔다.

가디언은 “이란 폭탄 테러 배후가 누구든 중동지역 전쟁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은 뉴욕타임스에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15%에서 이제 30%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반면에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대우교수는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을 상대로 공격을 벌이거나 ‘저항의 축(하마스와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을 규합해 전쟁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4일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부에 위치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최소 4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민병대 사령관인 아부 아킬 알무사위는 공습의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정세가 격화하며 국제 유가는 치솟았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월 인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3.29% 상승한 배럴당 72.70달러, 3월 인도 브렌트유는 3.11% 오른 78.25달러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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