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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출 늘어나니 예금·채권 감소…가계 지갑이 얇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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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해 3분기 부동산 투자에 따른 대출이 늘어난 반면 가계에서 쓸 수 있는 예금 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부문의 지갑이 얇아진 셈이다. 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해 3분기 자금순환 통계(잠정)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직전 2분기(28조6000억원)보다 2조원 넘게 줄었고, 1분기(76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친다. 가계·비영리단체 부문엔 소규모 개인사업자 등이 포함되긴 하지만, 일반 가계가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순자금 운용액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여윳돈에서 부채를 차감한 금액이다. 가계의 경우 예금·주식·채권 등 자산으로 굴리는 돈(자금 운용액)에서 대출금 등(자금 조달액)을 뺀 걸 뜻한다. 이 금액이 ‘플러스’(+)면 순자금 운용, ‘마이너스’(-)면 순자금 조달로 분류한다. 가계 부문의 순자금 운용액이 이전보다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줄었다는 의미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연초부터 완화된 대출 규제에 따른 주택 매매 증가세가 지속하면서 가계 여유자금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5만2000호로 1·2분기보다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매매량도 6만8000호로 연초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 조달액은 17조원으로 2분기(15조8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부동산 투자 확대에 따른 주택 구입 자금 수요 등으로 장기 대출금이 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운용액은 43조5000억원으로 3개월 새 9000억원가량 줄었다. 예금·채권 중심으로 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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