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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넥슨에 116억 과징금…“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임의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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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 [사진 넥슨]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 [사진 넥슨]

넥슨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를 운영하면서 아이템의 뽑기 확률을 낮추고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넥슨에 확률형 아이템 판매 관련 거짓·기만행위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로 역대 최대 과징금이다. 이전까지 관련 법 위반으로 부과한 최대 과징금은 1억8500만원(카카오)이었는데 이번엔 그 63배에 달했다. 이용자 기만 기간이 10여년으로 긴 데다 관련 매출액이 크다는 점이 반영됐다.

넥슨은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캐릭터 능력치를 높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했다. 이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등 최대 수익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넥슨은 같은 해 9월 이용자가 선호하는 인기 옵션이 나올 확률을 줄이는 식으로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

2011년 8월부터는 특정 옵션(드드드, 보보보, 방방방)이 아예 나오지 않도록 바꿨다. 그러면서도 “변경사항이 없으며 기존과 동일하게 설정된다”고 공지했다. 원하는 옵션을 뽑기 위해 큐브 구매에만 1년에 2억8000만원을 쓴 이용자도 있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최소한 0%는 아니라는 게 이용자의 합리적인 기대”라며 “원하는 옵션이 나올 때까지 반복구매하는 상품이다 보니 확률 조정이 과잉 지출을 유발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넥슨은 2013년 7월 메이플스토리 블랙큐브를 추가로 출시했다. 최상위 등급의 옵션이 나올 확률을 1.8%로 설정했는데 그해 12월까지 매일 조금씩 낮추는 식으로 1.4%까지 확률을 낮췄다. 2016년부터는 확률을 1%로 조정했다. 이 과정은 모두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넥슨의 또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의 확률 아이템을 이용한 소비자 기만도 드러났다. 매직바늘이라는 아이템을 사용하면 확률에 따라 유저들이 원하는 ‘황금 카드’가 나오는 구조인데 5개를 사용하기 전까진 이 카드의 출현 확률이 0%로 설정됐다. 이 같은 내용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오류수정”이라고 공지하고 수정했다.

넥슨은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며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이의신청하거나 사법부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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