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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만 구독 충주시 유튜버 “이젠 청주와 안 헷갈리시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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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충북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 ‘충TV’를 운영하는 김선태 주무관. 프리랜서 김성태

상수도 공사를 알리는 맨홀행 ‘슬릭백(미끄러지듯 추는 춤)’, 푸바오(판다) 분장으로 생옥수수 먹기, 신들린 악성 민원인 연기 등. 그가 만든 영상은 조회 수가 매번 수십만을 넘는다. 충북 충주시 유튜브 채널 ‘충TV’의 김선태(37) 주무관 얘기다.

김 주무관은 지난 1일 자로 6급으로 승진했다. 그가 9급에서 6급까지 승진하는데 걸린 기간은 7년. 통상 15년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초고속이다. 유튜브 채널의 폭발적 인기 덕분이다. 2019년 4월 개설한 충TV 구독자 수는 3일 기준 54만4000여 명.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틀어 가장 많다. 충주시 인구(20만8000명)의 2배가 넘는다.

그는 4년8개월 동안 유튜브 영상·인터뷰 등 249편을 제작했다. 충주시 행정을 소개하거나 캠페인 등을 담은 내용이다. 조회 수 1위는 2020년 5월에 올린 ‘공무원 관짝춤(935만 회)’.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잘하자는 취지로 아프리카 가나의 장례문화를 패러디한 영상이다.

김 주무관은 “솔직히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충주를 청주로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 속상한 때가 많았다”며 “유튜브 덕에 지금은 충주가 더 유명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2019년 시작할 때 다른 공공기관 채널을 둘러보니 다 망해 있었다”며 “‘무조건 다르게, 솔직하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충TV는 김 주무관이 기획·섭외·촬영·편집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한 해 예산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 연간 사용료 62만원이 전부다. 그는 “충TV는 혼자 촬영하고 편집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B급으로 제작할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차별점이 됐다”며 “지방 소도시 충주를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충주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나왔다. 아주대 2학년 때 중퇴를 결심한 뒤 사법고시를 준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진로를 바꿔 공무원에 합격, 2016년 충주시 산척면에서 9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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