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 터졌다!
중국의 360도 카메라 제조회사인 인스타360(중국명 잉스, 影石) 얘기다. 이 회사는 작년 6월 구글과 칸타 브랜드Z(Knartar BrandZ) 가 공동으로 선정한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브랜드 TOP50'에 이름을 올렸다. 또 독일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iF 디자인 어워드 2023(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2023)’,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 등에서 수상을 하며 입지를 과시했다.
중국 선전(深圳)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인스타360은 360도 카메라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니콘 급 기업. 2015년 지우링허우(九零后, 90년대생) 기업가 리우징캉(刘靖康)에 의해 설립됐다. 주력 제품으로는 보급형 카메라와 11K 화질의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프로급 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2022년 미국의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Insta360 Pro 2' 프로용 카메라를 무대 전체에 배치하여 8K VR 라이브를 송출하며 미국 전역에 브랜드를 알리기도 했다.
인스타360은 글로벌 업계에서 모르는 이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만도 하지만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 & Sullivan)은 “2022년 글로벌 360도 카메라의 총 출하량은 151만 대며, 그중 인스타360의 제품이 약 50% 이상”이라 밝혔다. 또 “2017년 이후 인스타360의 연평균 성장률은 11.3%에 달한다"라며 “해당 기업에서 상당한 특허와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이 순위가 바뀔 것 같진 않다”라 전망했다.
실제로 인스타360의 연 매출은 2022년 기준 20억 위안(3600억 원)으로 21년 대비 50% 이상 상승한 모습을 보여줬다.
과연 글로벌 360도 카메라 업계에서 인스타360이 독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시류(时流)를 정확하게 읽은 인스타360
2015년의 가상현실(VR) 열풍, 2019 숏폼 영상 열풍, 2022년 레저 스포츠 활동 열풍... 글로벌 액션 카메라 업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다. 삼성, 구글, 소니, HTC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 흐름에 편승해 앞다퉈 VR 기기들을 출시했다.
그러나 인스타360은 달랐다. VR 콘텐트 제작을 위한 360도 카메라가 부족하다는 점에 착한, 틈새시장 전략에 나섰다. 혁신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방위 카메라와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고, 'Insta360 Nano'를 선보였다. 돈도 모였다. 인스카360 제품의 경쟁력을 높게 평가한 투자가들이 주목하게 된 것. 2016년 4월 중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및 블록체인 분야의 개발 회사 쉰레이(迅雷)에서 수억 위안에 달하는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더니, 그해 8월 중국의 최대 가전 유통 업체 쑤닝(苏宁) 그룹에서 거액의 투자를 받으며 차츰 몸짓을 키워나갔다.
숏폼 열풍에 판매량 고공행진
2019년부터 시작된 숏폼(short-form, 1분가량의 영상) 콘텐트 열풍은 인스타360에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숏폼 동영상의 인기는 창작자들에게 독특한 화각을 가진 360도 카메라 영상 장비에 대한 수요를 불러일으켰으며,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작품들이 대거 탄생한다. 그 결과 2020년 인스타360은 전 세계 360도 카메라 시장 점유율 35%를 돌파하며, 당당하게 업계 1위를 차지한다. 또 코로나 19가 종식됨에 따른 여행과 레저 스포츠에 대한 수요 급증도 인스타360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판매 채널 다각화
인스타360은 판매 채널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나갔다. 애플스토어와 같은 주요 브랜드 공식 온라인 몰과 아마존, 알리 익스프레스 등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하며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 또 미국의 전자제품 유통 업체 베스트 바이(Best Buy), 독일의 다국적 가전제품 체인 매장 메디아 마아크트(Media Markt), 일본의 소프트뱅크(SoftBank) 등과 손을 잡으며, 오프라인에도 본격 진출했다.
인스타360은 소비자에게 온 오프라인과 모바일 등 다양한 환경과 경로를 넘나들면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자연스럽게 해외 소비자의 일상에까지 파고들었다. 그래서일까 현재 인스타360의 매출의 약 70%는 중국 내륙이 아닌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라…!
인스타360이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혁신과 보완을 통한 고객 니즈 충족에 있다.
인스타360 관계자는 “카메라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외에도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의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촬영, 편집, 공유 등 다양한 단계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의 불편을 파악하고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을 보완하면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존 360도 동영상을 편집하기 위해선 스티칭(Stitching)이라 불리는 여러 개의 영상을 이어붙이는 작업이 필수인데, 영상 편집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스티칭 할 때 겹치는 부분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영상에 왜곡이 생겨 몰입감을 떨어뜨려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러나 Insta360에서 내놓은 컴퓨터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영상 작업을 할 수 있다.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인스타360.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는 데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들의 혁신은 진행 중이다.
정황지 차이나랩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