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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200동 폭격 맞은 듯…일본 지진 사망 최소 48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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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강진이 발생한 일본 노토반도 와지마시에서 2일 7층 건물이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강진이 발생한 일본 노토반도 와지마시에서 2일 7층 건물이 쓰러져 있다. [AP=연합뉴스]

7층짜리 건물이 뿌리부터 뽑혀 나온 듯 그대로 옆으로 쓰러져 도로를 덮쳤다. 옆에 있던 목조 건물은 콘크리트 빌딩에 깔려 조각조각 부서졌다. 아침마다 사람들이 몰리던 시장은 지진 여파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00동 넘는 상점들이 불에 타 무너져 내렸다. 잿더미로 변한 건물 잔해와 까맣게 불탄 자동차, 기울어진 전봇대만 남은 상가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2일 일본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 반도 서쪽의 와지마(輪島)시 시내는 전날 오후 4시 10분 일어난 규모 7.6의 지진으로 폭격 당한 듯한 폐허로 변해 있었다.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나면서 피해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진원지가 있는 이시카와현은 2일 오전까지 현 내에서 건물 붕괴나 화재 등으로 총 48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시카와를 포함해 도야먀(富山)·후쿠이(福井) 등 인근 6개 현에서 약 1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전날 발생한 지진의 이름을 ‘레이와(令和)6년 노토반도 지진’으로 통일해 쓰기로 했다. 레이와는 일본식 연호로 ‘레이와6년’은 2024년이다.

기자는 이날 오후 임시 편성된 국내선을 타고 이시카와현 남부 고마쓰(小松) 공항에 도착했다. 노토 반도 끝에서 185㎞ 떨어진 고마쓰 공항은 지진 직후 항공기 발착이 전면 중단됐다가 2일 오전부터 구호팀 및 물자 수송을 위해 국내 항공편의 운항을 일부 재개했다.

전날 지진으로 고마쓰시도 진도 5강(强)의 직격탄을 맞았다. 공항 인근 주택가에선 “지진 피해를 당한 분은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택 붕괴 등의 큰 피해는 없었지만, 거리는 인적이 사라져 황량한 분위기였다. 고마쓰 시내 편의점은 물과 주먹밥 등을 파는 매대가 텅텅 비어 있었다. 신년 연휴에 갑자기 닥친 지진으로 먹을거리를 확보해두려는 주민들이 몰려든 때문이었다.

고마쓰 공항에서 차를 타고 노토 반도로 향했다. 국도는 곳곳이 지진으로 쩍쩍 갈라지거나 모퉁이가 무너져 내렸다. 아예 길이 통째로 사라져 통행이 불가능한 곳도 많았다. 평소라면 차로 3시간 정도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도로 곳곳이 통제돼 6시간이 넘게 걸렸다.

노토 반도의 다른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많은 주택과 건물이 쓰러졌고, 일부 목조 가옥은 기둥이 내려앉기도 했다. 와지마시에 있는 노토 공항을 오가는 도로가 막히면서 약 500명의 사람이 공항 내에 갇혔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시카와·도야마현에선 약 5만 7000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피난소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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