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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완판, D램값 반등, 주가 상승…삼성 흑자전환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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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9일 잠정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5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9일 잠정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5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지난해 불황의 터널을 거친 반도체 업계에 올해에는 훈풍이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시장 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반도체 거래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9일 잠정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5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평균 전망치는 3조4870억원이었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따라 컨센서스도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 중 반도체(DS)부문의 영업손실 규모를 1조원 안팎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의 적자 폭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4년 만에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4조5800억원)를 낸 이후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을 기록해 누적 적자만 12조6900억원이다. 그러나 4분기에는 적자폭을 1분기 대비 78%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돼 흐름은 긍정적이다. 이러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7거래일 연일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28일 7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2022년 말 종가 (5만5300원)대비 41.95%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8%)을 2배를 웃돈다.

적자를 빠르게 줄여 나가는 건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703억원이다.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은 1분기 -3조4000억원, 2분기 -2조8800억원, 3분기 -1조7920억원이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램 부문에서 1조3000억원 흑자가 예상되지만 낸드 부문이 1조4000억원 적자를 내며 4분기에는 2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며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영업이익 10조원 흑자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빠르면 지난해 4분기에 흑자 전환할 수도 있다고 본다. 키움증권과 하이투자 증권은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613억원, 2755억원으로 추정했다. SK하이닉스 지난해 종가는 2022년 종가 대비 87.2% 상승한 14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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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호재 빛났던 지난해

실적 훈풍을 이끈 공신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포함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꼽을 수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반만 해도 HBM의 매출 비중이 미미하다고 여겨, 하나의 트렌드로 여길 뿐 실적 기여도가 높을 거란 기대는 없었다”라며 “하지만 성장 폭이 가팔라지며 최근에는 매출을 견인한 효자”라고 말했다.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 달러에서 2025년 56억 달러로 3.7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는 HBM의 성공을 교훈 삼아 고성능 메모리로 올해의 성장을 끌어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업체에 공급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LPDDR5(저전력DDR5) 등 다양한 D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새로운 D램 규격으로 주목 받고 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모두 적극 투자 중이다.

D램 낸드 가격 인상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범용 제품의 가격과 수요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 범용제품(PC향 8Gb 2133MHz)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약 2143원)로 전월 대비 6.5% 올랐다. 지난해 꾸준히 하락하던 D램 가격은 10월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올랐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 플래시 가격도 오름세다. 낸드 범용제품(메모리카드·USB향 128Gb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33달러(약 5624원)로 전월 대비 6% 올랐다.

반도체 가격은 시장의 수요를 나타내는 선행지표로 통상 고객사의 재고가 많을 때는 가격이 하락하지만, 재고가 소진되며 가격이 상승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대규모 감산 이후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 반도체는 재고 소진과 함께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월 대비 21.8% 증가한 110억3000만달러(약 14조3279억원)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월 수출 중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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