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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측 “4일 창당선언, 중순 발기인대회” 신당 준비 박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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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을 100일여 앞두고 167석 더불어민주당이 분열의 갈림길에 다다랐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31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일부 측근과 진로 논의를 위한 실무회의를 열었다. 창당 디데이에 대한 의견까지 오간 자리였다.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에게 변화의 의지가 없는 게 확인돼 고민이 사라졌다”며 “1월 4일 창당 선언, 1월 10~15일 발기인대회로 가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이 대표와의 회동 직후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해 온 이 전 대표는 “그걸 거부했다”며 “조금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 눈높이에 맞춰서 단합을 유지하고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야 해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측은 추가 회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비(非)이재명계 4인(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거취를 고심 중이다. 지난 14일 이 전 대표와 같은 요구를 했던 이들은 12월 말을 응답의 시한이라고 했었다. 이원욱 의원은 “이번 주 초 통합비대위를 수용하라는 최후통첩을 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4인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이낙연 신당’ 합류보단 독자 노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릴레이 탈당 조짐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낙연 신당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명분도, 인물도, 돈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충청권 중진 의원도 “칼집에 있는 칼을 ‘뺀다’고 할 때가 문제지, 막상 빼 보니 과도(果刀) 하나라면 별 의미가 없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에 경기도의 한 중진 의원은 “신당의 파장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대표가 몇 번씩 찾아가서라도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호남 재선 의원도 “이낙연 신당이 공세를 펴면 민주당은 선거 전략을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파장의 크기는 지난해 12월 28일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했던 정세균 전 총리 등의 행보에 달렸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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