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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궁중 암투나 삼국지 정치 안 해, 명분·원칙 지킬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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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03면

한동훈 비대위 출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비대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경율·구자룡 비대위원.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비대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경율·구자룡 비대위원.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9일 첫 비대위 회의에서 “궁중 암투나 삼국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초선인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에, 홍영림 전 조선일보 기자를 여의도연구원장에 각각 임명하는 등 파격 인선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가 공식 출범한 이날 오후 상견례를 겸한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 하면 더불어민주당과 다를 게 없다”며 “이기기 위해 모든 전략을 동원하겠지만 명분과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구 용어인 ‘피벗 플레이(주축 발을 바닥에 붙이고 반대 발을 이용해 방향 전환을 하는 기술)’를 언급하며 “공동의 선이란 원칙에서 (발을) 떼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수직적 당정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 사극을 찍거나 삼국지 정치는 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고려거란전쟁’의 배우) 최수종의 것이고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삼국지의 제갈량이 최고의 지략가이자 책사지만 결국엔 큰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걸 거론하며 정치적 꼼수나 정치공학에 기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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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민주당 등 야권이 일방 통과시킨 김건희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한 입장도 거듭 밝혔다. 한 위원장은 “우리는 소수당이고 상대는 똘똘 뭉쳐 총선용 악법을 통과시키는 데 대해 부끄러움을 못 느끼고 있다”며 “동료 시민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고 상대 당의 왜곡과 선동에 맞서자”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거부권 행사와 별개로 여권 일각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제2부속실 부활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을 이끌면서 필요한 정책은 차차 고민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만이 정치가 아니라 공공선을 추구하는 모든 행동이 정치”라며 “여기 계신 비정치인 출신 비대위원들 모두 평생 그런 정치를 해오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저희가 정치 초보인 게 아니라 이게 진짜 정치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비공개회의 때도 “흉금 없이 이야기하자. 그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독려했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임명직 당직자 인선도 추가 공개했다. 총선 공천 실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는 판사 출신의 초선인 장동혁 의원을 임명했다. 통상 사무총장은 3선 이상이 맡아왔고 전임 이만희 사무총장도 재선이었다. 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엔 홍영림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를 발탁했다. 대변인에는 영입 인재이자 서울 구로갑 출마를 선언한 호준석 전 YTN 앵커가 내정됐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의 인선에 대해 ‘자유투(자격증·유튜브·투사)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김형동 비서실장과 장 사무총장, 구자룡 비대위원은 모두 사시 출신으로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박은식·한지아 비대위원은 의사 자격증을, 김경율 비대위원은 회계사 자격증을 각각 소지하고 있다. 또 민경우·구자룡·박은식 비대위원과 홍영림 원장 등은 보수 성향의 유튜브 출연 경력이 있고 비대위원 대다수는 이른바 ‘조국 저격수’ ‘이재명 저격수’ 등 투사적 활동을 해왔다.

비대위가 출범하면서 당내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지명된 지난 21일부터 28일까지 7억2040만원의 후원금이 모여 평소보다 19배 더 걷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새해 첫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2일엔 첫 지방 일정으로 대전과 대구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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