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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한동훈 vs 이재명…앞당겨진 탐색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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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01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4·10 총선까지 100여 일. 자신의 정치 생명은 물론 정당의 명운을 걸고 싸울 두 사람이 29일 만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대선 무렵에나 볼 법했던 대결이었는데, 3년여 앞당겨졌다.

둘의 자리였지만 둘만의 자리는 아니었다. 둘 뒤엔 ‘김건희 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는 백드롭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재했지만, 존재감은 강했다.

이재명 대 한동훈. 겉보기 구도다. 이 대표는 그러나 끊임없이 윤 대통령을 전장으로 끌어내려 할 것이다. 정권심판론을 위해서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앞에 서서, 자신이 내보일 미래를 봐달라고 할 것이다. 세대(운동권세력)교체론이다. 윤 대통령은 차기 권력의 공간을 어디까지 감내할지 고민할 것이다. 백드롭이 보여주듯, 첫 시험대는 ‘김건희 특검법’일 것이다.

둘의 탐색전은 20분간 신중하게 진행됐다. 얼마 전까지 “중대범죄 혐의자” “검찰 독재” 등 거친 말이 오가던 것과 사뭇 달랐다. 전날 야당이 ‘쌍특검법(김건희·대장동)’을 강행처리했던 것까지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만남이었다.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한 한 위원장이 오후 4시쯤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을 찾아가는 형식이었다. 이 대표는 웃으며 세 차례 손뼉과 함께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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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다른 점도 물론 많이 있겠지만, 국민의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공통점을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처음 뵈러 와서 대표님 말씀을 많이 듣고 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도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다만 현안도 짚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을 두곤 “법무부 장관 이임식 때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다는 말씀을 했다. 서민이 이태원참사 피해자분들”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강행처리한 전세사기특별법도 함께해 달라고 했다.

연신 고개를 끄덕인 한 위원장과 달리, 여당 측 배석자인 장동혁 사무총장 등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비공개 회동은 12분 정도였다. “선거제와 관련해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싸움을 하지 말고 신속하게 결정하자”는 한 위원장의 제안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특검의 ‘ㅌ’도 나오지 않았다”(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고 한다. 다만 한 위원장은 이 대표와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은)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란 의견을 재차 밝혔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비록 윤 대통령이 아닌 한 위원장이었지만 대선의 승자와 패자가 조우하는, 오랜만에 정상적으로 보는 정치 장면이었다”며 “총선을 거치며 이런 투 샷을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장 등을 제외하곤 이 대표와 따로 만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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