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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기업 부동산대출 급증…한은 “금융사 자산 건전성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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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진 빚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일부 금융사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명목 GDP 대비 기업 신용 비율은 124%를 나타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선진국(88.8%)이나 신흥국(108.6%)의 수치를 크게 웃돈다. 3분기 추정치는 125.6%에 이른다.

기업 신용이 급증한 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이 늘면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대비 올 3분기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175조7000억원, 건설업 대출 잔액은 44조3000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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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저금리와 부동산 호황기가 맞물리면서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부동산 PF 등을 대거 일으킨 영향이다. 부동산 PF는 아파트 건설 등 개발사업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보고 빌려주는 대출인데, 2020년 말 92조5000억원이던 대출 잔액은 올 3분기 134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문제는 고금리 장기화에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3분기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은행(0%)과 보험사(1.1%)에선 낮게 나타났지만, 저축은행(5.6%)·여신금융전문회사(4.4%)·상호금융(4.2%)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높은 시장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은은 대주단(대출해 준 금융사 단체) 사이 협약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부동산 PF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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