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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애플워치, 출격 준비 갤워치…'손목위 주치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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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애플워치9 산소포화도 측정모습. AFP=연합뉴스

애플워치9 산소포화도 측정모습. AFP=연합뉴스

특허 침해로 최신 애플워치 판매 중단 위기에 처했던 애플이 시간을 벌었다. 미국 법원이 애플워치 수입 금지 명령을 보류시키면서다. 문제가 된 애플워치의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은 스마트워치를 ‘손목 위 주치의’로 만들어주는 핵심 기술.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갤럭시 핏’을 4년 만에 다시 내놓으면서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한다. 웨어러블 기기 전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일부 애플워치 제품 수입 금지 명령을 소송 진행 중 보류한다고 결정했다. 혈중 산소 측정 기능은 애플워치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혈중 산소 포화도를 실시간 확인하는 기술이다. 심장·폐 기능 등 전반적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거나, 질환 발견·대응에 활용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 9월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다.

ITC는 지난 10월 애플이 이들 제품에서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혈중 산소 측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 해당 기술이 탑재된 애플워치의 미국 수입 금지를 명령했다. 이에 애플은 곧바로 법원에 항소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 관세국경보호청이 특허침해 여부를 결정하고 법원의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수입 금지 명령의 효력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애플워치의 연간 매출은 170억 달러(약 21조8600억원)로 추정된다. 애플은 2023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9월 마감)에서 전체 매출이 895억 달러(약 115조1800억원)라고 밝혔는데, 약 19%에 해당된다. 업계는 ITC의 결정이 이어질 경우 애플이 연 매출 약 10% 감소 수준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업계에선 애플이 특허 싸움에서 일단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지만, ‘기술 탈취한 테크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게 됐다. 스튜어트 콜 이퀴티캐피털 수석은 “이번 소송은 애플이 경쟁사의 기술을 훔치고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악재”며 “애플은 특정 소프트웨어보다 향후 건강·웨어러블 제품 전반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소송에 응하고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스마트워치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만으로는 시장 확장에 한계에 부딪힌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오래 눈독을 들여온 데다, 최근 들어 웨어러블 기기용 헬스케어 기술이 빠르게 혁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 스마트워치는 각종 건강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손목 위 주치의’로 진화하고 있고, 이 기기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개인별 건강 데이터는 향후 맞춤형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유용하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2035년 1조3000억 달러(약 1670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갤럭시 워치 사용자에게 수면무호흡 증상 여부를 알려주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사용자에게 수면무호흡 증상 여부를 알려주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수면코칭’과 ‘수면측정’을 내세우며 슬립테크 기술에서도 치열한 경쟁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워치6에 탑재된 ‘바이오 액티브 센서’를 활용해 수면 무호흡 조기 발견,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기능 등을 선보였다. 내년 초엔 운동 활동 측정 기능에 집중한 스포츠 밴드 ‘갤럭시 핏3’을 출시할 전망이다. 갤럭시 핏은 갤럭시워치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 워치에서 기능을 단순화하고 가격대를 낮춘 기기다.

김정석 가천대 의공학과 교수는 “헬스케어 기능이 스마트워치 경쟁력의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며 “생체 데이터가 빅데이터로 쌓이면 향후 헬스케어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계형 외에도 반지나 붙이는 패치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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