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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무고한 이선균, 국가권력에 희생" SNS글 돌연 삭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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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고(故) 배우 이선균 씨.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고(故) 배우 이선균 씨.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이선균(48) 씨를 추모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삭제했다. 이 대표는 이선균 씨 추모 글에서 '국가 수사권력에 무고한 국민이 희생됐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27일 오후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고(故) 이선균 님을 애도합니다"라는 글귀로 시작하는 추모 글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 글에서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국가 수사권력에 의해 무고한 국민이 또 희생됐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검경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이씨의 죽음에) 저의 책임도 적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참 아프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나의 아저씨(이씨의 대표작), 다음 세상에서는 그 편하고 선한 얼굴 활짝 펴시기 바란다"며 "이승에서의 한은 모두 잊으시고 이제 그만 편히 쉬소서"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28일 자정 가까운 시각에 이 대표 엑스 계정에 게시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같은 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배우 이선균(48) 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사진 엑스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같은 날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배우 이선균(48) 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사진 엑스 캡처

이씨는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노상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올해 초부터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집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법상 대마와 향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뒤 경찰로부터 세 차례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줄곧 마약 투약 혐의를 부인해 왔다. 첫 경찰 소환조사 때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를 받았고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 검사를 받은 그는 모든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경찰에 "협박을 당했고 3억 5000만원을 뜯겼다"며 유흥업소 실장 등을 공갈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미뤄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씨가 고소했던 유흥업소 실장 공갈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씨 사망 이후 연예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씨에 대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검경 수사를 받다가 자살을 선택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님에도 수사권력과 언론은 책임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출신의 윤미향 무소속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생전 이씨가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검경은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이 그를 범죄자로 확신케 했다"며 "여론 재판으로 끝장을 내놓고 수사를 했다"고 비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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