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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신은 있나” 질문 받았던 정의채 몬시뇰 선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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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의채 몬시뇰

정의채 몬시뇰

천주교 원로인 정의채(세례명 바오로·사진) 몬시뇰이 27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98세.

1925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출생한 정 몬시뇰은 28세이던 1953년 사제품을 받았다. 1961~1984년 당시 가톨릭대 신학부(현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로 근무했다. 이후 천주교 서울대교구 불광동 본당과 명동 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후 학교로 돌아가 학장(당시 총장)으로서 행정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정 몬시뇰은 199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특명으로 제8차 세계주교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에서 특별강연을 하기도 했다. 199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1987년 내놓은 ‘신은 있는가’, ‘삶은 왜 고통스러운가’ 등 인생의 본질과 맞닿은 24가지 질문을 전달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불광동 본당 신부였던 정 몬시뇰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으나 이 회장이 별세하는 바람에 질문자에게 답을 들려줄 기회가 없었다. 원로 종교인으로서 현직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빈소는 명동대성당 지하 성당. 장례미사는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와 사제단의 공동집전으로 30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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