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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딸들 다 울컥했다…70대母 비 뚫고 '햄버거 오픈런'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딸 A씨가 햄버거 가게를 찾은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24일 딸 A씨가 햄버거 가게를 찾은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사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늦둥이 딸을 위해 유명 브랜드의 햄버거를 받으러 1시간 거리의 가게로 ‘오픈런’을 했지만, 빈손으로 돌아온 70대 노모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70대 엄마가 햄버거 하나 받아주겠다고 1시간 거리 왔다 갔다 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 따르면 최근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연 ‘고든 램지 스트리트 버거’는 선착순 고객 50명에게 햄버거를 무료로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 소식을 들은 필자 A씨는 노모 B씨에게 “먹고 싶었던 햄버거 가게가 (근처에) 생기는데 오픈 이벤트를 한다”고 지나치듯 말했다.

늦둥이 딸의 바람을 들은 B씨는 이른 시간부터 비를 뚫고 지하철을 타고 매장을 찾아가 이벤트에 참여하려 했다. 그러나 초행길에 입구를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다 아쉽게도 선착순 50명에 들지 못했다고 한다.

70대 노모가 딸에게 남긴 메시지 내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70대 노모가 딸에게 남긴 메시지 내용.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는 이벤트 참여를 못 해도 딸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 가기 위해 딸에게 연락을 남겼다. B씨는 당시 근무 중이던 딸의 업무에 방해가 될까 전화도 하지 않고, 메시지만 남겨 무엇을 살지 물었다. 근무 중이던 A씨는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B씨가 남긴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A씨는 “급하게 전화했는데 엄마는 망설이면서 기다리다가 집에 오셨다고 했다. 무릎도 좋지 않아 계단도 잘 오르내리지 못하는데 맛있겠다고 말한 게 뭐라고 (먼 길을 다녀왔는지) 너무 속상하다”고 적었다.

당시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B씨는 ‘아픈데 뭐하러 다녀왔냐’는 딸의 말에 “놀나게(놀라게) 해주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다.

딸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 B씨의 사연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순식간에 퍼졌다. 네티즌들은 “우리 엄마가 보낸 문자 같아서 울컥했다” “사랑 많이 받고 자라 마음도 예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사연은 소식을 접한 업체 측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A씨 가족을 모두 초청해 햄버거를 대접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24일 A씨는 가족과 함께 매장에 방문해 햄버거를 먹고 찍은 인증샷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겼다.

A씨는 “엄마한테 속상한 마음 숨기지 못하고 ‘아픈데 왜 갔냐’는 말부터 나온 걸 반성했다”며 “(엄마가) 아침에 헤매던 기억은 잊고 행복해하시던 그 시간을 정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자신의 행복을 사회에 돌려주기까지 했다. 그는 “슬픔이 행복으로 바뀌는 기적 같은 순간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많지는 않지만 기부했다”며 홀몸 어르신에게 우유배달을 하는 봉사 단체에 100만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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